지난해 정규리그 2위였던 한화가 2026 시즌 54승 4무 74패 9위로 처지며 가을야구 진출이 사실상 무산됐다. 8월 3승 15패 슬럼프에서 시작된 첫 9연패와 5연승 반등 뒤 다시 찾아온 9연패가 순위 추락을 결정지었고 그 중심엔 무너진 투수진이 있다. 외국인 투수 공백과 선발·불펜 붕괴를 시즌 뒤 어떻게 메우느냐가 반등의 관건이다.

한 해 만에 풍경이 완전히 뒤집혔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2위, 준우승팀이었던 한화가 2026 시즌에는 9월 24일 기준 54승 4무 74패로 9위에 처졌다. 8위 롯데와도 3.5경기 차로 벌어져 가을야구 진출은 사실상 무산됐다. 포스트시즌은 상위 5개 팀에만 열리는데, 남은 경기 수를 감안하면 9위에서 5위권까지 뒤집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지난해의 반전을 기억하는 팬일수록 이번 추락은 더 낯설다. 상위권을 노리던 전력이 하위권까지 밀린 것이라 실망의 폭도 그만큼 컸다. 무엇이 어디서부터 어긋났는지, 시즌의 결정적 국면부터 되짚어 본다.

Keith Cassill
추락의 진원지는 8월이었다. 한 달 동안 3승 15패에 그치며 팀 전체가 슬럼프에 빠졌고, 8월 23일 대전 LG전을 시작으로 첫 9연패에 접어들었다.
| 국면 | 기간 | 성적 |
|---|---|---|
| 8월 슬럼프 | 8월 | 3승 15패 |
| 1차 9연패 | 8/23~9/4 | 9연패 |
| 반등 | 9/4~9/9 | 5연승 |
| 2차 9연패 | 9/10~9/23 | 9연패 |
9월 4일 사직 롯데전에서 연패를 끊고 내리 5연승을 달릴 때만 해도 반등의 신호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 뒤 다시 9연패의 늪에 빠졌다. 한 시즌에 9연패를 두 번 겪는 팀은 흔치 않다. '9연패→5연승→9연패'라는 흐름 자체가 이번 시즌 한화의 불안정함을 압축해서 보여준다.
두 번째 9연패의 마지막 경기였던 9월 23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 롯데전은 부진의 성격을 그대로 드러냈다. 한화는 3회까지 4-1로 앞서고도 5-9로 뒤집혔다. 선발 박준영이 4⅓이닝 3실점으로 흔들린 것을 시작으로 투수진이 줄줄이 실점을 허용했다.
리드를 지키지 못하는 경기가 반복됐다는 건 결국 마운드 문제로 모인다. 앞서 나간 점수를 후반에 되돌려주는 장면이 이어지면 타선이 아무리 살아나도 승수로 연결되기 어렵다. 지난해 팀을 준우승으로 이끈 외국인 원투펀치가 빠진 공백이 컸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타선이 앞서 나가도 이를 끝까지 지킬 투수진이 받쳐주지 못했고, 이런 패턴이 8월과 9월 두 차례의 긴 연패로 굳어졌다.
순위표는 이미 기울었지만, 남은 경기와 다음 시즌을 위해 짚어야 할 과제는 분명하다.
지난 시즌의 2위는 우연이 아니었지만, 그 성적을 지키는 것은 또 다른 문제였다. 이번 시즌이 남긴 숙제는 화려한 반등보다 흔들리지 않는 마운드에 가깝다. 9회말까지 자리를 지킨 팬들이 다음 시즌 확인하고 싶은 것도 아마 그 지점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