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가 웸블리에서 스페인에 2-3으로 지며 전반 2-1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후반 해리 케인의 페널티 실축과 수비 개인 실수가 겹치면서 흐름이 넘어갔고, 스페인은 A매치 39경기 무패를 이어갔다. 네이션스리그 리그A 3조 개막전을 내준 잉글랜드는 남은 일정에서 수비 집중력을 되찾아야 반등할 수 있다.
경기는 시작하자마자 기울 뻔했다. 2분 만에 마크 게이히의 백패스 실수를 라민 야말이 낚아채 선제골을 넣었다. 잉글랜드가 웸블리에서 내준 역대 세 번째로 빠른 실점으로, 1957년 스코틀랜드전과 1953년 헝가리전에 이은 기록이다.
반격은 빨랐다. 36분 앤서니 고든이 주드 벨링엄과 연계한 역습으로 동점을 만들었고, 40분에는 니코 오라일리의 크로스를 해리 케인이 헤더로 마무리해 2-1로 전반을 앞선 채 마쳤다. 여기까지는 잉글랜드의 경기였다.
후반이 모든 걸 바꿨다. 54분 로드리의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얻었지만 케인이 미끄러지며 스팟킥을 크로스바에 맞혔다. 승부처였다. 60분 오라일리의 실수 뒤 알렉스 바에나가 동점골을, 74분에는 바에나의 패스를 받은 미켈 오야르사발이 결승골을 꽂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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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어는 3-2지만 내용은 자멸에 가까웠다. 스페인의 세 골이 모두 잉글랜드의 개인 실수 직후에 나왔다는 점이 이 경기의 성격을 요약한다. 첫 실점은 백패스 미스에서, 두 번째와 세 번째 실점은 후반 수비 라인의 흔들림에서 비롯됐다.
케인의 페널티 실축이 심리적 분기점이었다. 앞서갈 기회를 놓친 직후 6분 만에 동점을 허용했다는 점에서, 이 장면은 단순한 실축 이상의 무게를 지녔다고 볼 수 있다. 3-1로 벌어졌다면 후반 경기 양상은 전혀 달랐을 것이다.
공격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고든의 역습 마무리와 케인의 헤더 모두 스페인 수비를 정면으로 흔든 장면이었다. 문제는 만들어낸 리드를 지키는 부분에 있었다.
이 경기는 네이션스리그 리그A 3조 1차전이었다. 같은 조에는 스페인, 잉글랜드와 함께 크로아티아, 체코가 묶여 있다.
1차전에서 크로아티아가 체코 원정에서 2-1로 이기면서, 개막 라운드가 끝난 시점에 스페인과 크로아티아가 나란히 승점 3점으로 앞서고 잉글랜드와 체코는 승점 없이 조 하위권에 처졌다. 홈에서 승점을 날린 잉글랜드로서는 출발이 무겁다. 6경기로 치르는 조별리그에서 첫 홈경기를 내줬다는 건, 남은 원정에서 그만큼을 만회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반면 스페인은 이 승리로 A매치 39경기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직전 월드컵 우승팀이라는 위상에 무패 기록까지 더해지면서, 이번 대회 우승 후보로서 입지를 다시 확인했다.
잉글랜드가 손봐야 할 지점은 분명하다. 실점 대부분이 전술이 아니라 개인 실수에서 나온 만큼, 게이히와 오라일리를 비롯한 수비 라인의 집중력 회복이 먼저다. 케인이 페널티 실축의 여파를 얼마나 빨리 털어내느냐도 변수다.
스페인은 반대로 관리가 과제다. 초반 강한 압박으로 리드를 잡는 흐름은 유지하되, 이날처럼 상대의 실수에 기대기보다 스스로 리드를 끝까지 지키는 안정감을 보여줄 수 있느냐가 다음 경기의 관전 포인트다.
두 팀 모두 같은 9월 국제경기 일정 안에서 곧바로 다음 상대를 맞는다. 잉글랜드에는 반등이, 스페인에는 굳히기가 걸린 경기가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