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랭킹 121위 정친원이 1세트 0-5 열세에서 7게임을 연속으로 따내 8번 시드 시비옹테크를 2-0(7-5, 6-3)으로 꺾고 US오픈 8강에 올랐다. 예선 출신이 상위 시드를 4회전에서 꺾은 결과로, 정친원의 라이브 랭킹은 80위권까지 뛰었다. 다음 8강 상대는 리바키나와 오사카의 대결에서 올라오는 선수여서 뒷심이 재현될지가 관전 포인트다.

9월 8일(한국시간) 뉴욕 아서 애시 스타디움에서 세계랭킹 121위 정친원(중국)이 8번 시드 이가 시비옹테크(폴란드)를 2-0(7-5, 6-3)으로 눌렀다. 예선을 거쳐 본선에 오른 선수가 대회 우승 후보 중 한 명을 정면으로 꺾은 결과다.
경기 초반만 보면 예상된 흐름이었다. 1세트에서 정친원은 0-5까지 밀렸다. 한 게임만 더 내주면 세트를 헌납하는 상황이었다. 여기서 흐름이 뒤집혔다. 정친원이 내리 7게임을 따내며 7-5로 세트를 가져왔고, 2세트도 6-3으로 마무리했다.
0-5에서 7연속 게임은 단순한 추격이 아니다. 상대가 세트를 마무리할 서브 게임까지 지켜냈다는 뜻이다. 스코어만 놓고 보면, 앞서 있던 쪽의 리듬이 무너진 지점과 뒤진 쪽이 버틴 지점이 한 세트 안에서 갈렸다. 여기서부터는 해석의 영역이지만, 5-0 리드가 오히려 시비옹테크의 집중력을 느슨하게 만든 국면으로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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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킹 격차가 이 승리의 무게를 말해 준다. 정친원은 본선 직행이 아니라 예선을 통과해 올라온 121위 선수다. 반면 시비옹테크는 이번 대회 8번 시드로, 그랜드슬램 우승 경력을 가진 정상급 선수다. 예선 출신이 상위 시드를 4회전(16강)에서 꺾는 장면은 메이저 대회에서도 자주 나오지 않는다.
예선을 통과했다는 것은 본선 첫 경기 전에 이미 여러 경기를 치렀다는 뜻이기도 하다. 시드 선수들이 본선 1회전부터 시작하는 것과 달리, 예선 출신은 체력 부담을 안고 대진을 이어간다. 그런 조건에서 상위 시드를 넘어섰다는 점이 이번 승리를 더 돋보이게 한다.
이번 승리로 정친원의 라이브 랭킹은 80위권까지 뛰어올랐다. 대회 하나에서 거둔 성적이 랭킹을 어떻게 끌어올리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다만 여기서 한 가지는 구분해 둘 필요가 있다. 세트 스코어와 랭킹 변화는 확인된 사실이고, 이 승리가 정친원의 꾸준한 반등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전망의 영역이다.
시비옹테크의 탈락은 정친원 개인의 성취를 넘어 여자 단식 대진 전체에 영향을 준다. 우승권으로 분류되던 선수가 16강에서 사라지면, 같은 조 반대편에 있던 선수들의 결승행 경로가 그만큼 열린다. 이변이 개인 기록이자 판도 변수인 이유다.
정친원은 이 승리로 준준결승(8강)에 올랐다. 다음 상대는 엘레나 리바키나(카자흐스탄)와 오사카 나오미(일본)의 대결에서 이긴 선수다. 두 사람 모두 메이저 우승 경험이 있는 강자여서, 어느 쪽이 올라오든 정친원에게는 이번 시비옹테크전 못지않은 고비가 된다.
관전 포인트는 분명하다. 시비옹테크전에서 보여준 뒷심이 상대가 바뀐 8강에서도 재현되느냐다. 한 경기의 대역전은 강렬하지만, 그것만으로 다음 경기 결과를 예고하지는 않는다. 8강 대진이 확정되면 상대의 스타일에 따라 승산도 다시 계산될 것이다. 이번 결과의 핵심은 스코어 자체가 아니라 0-5에서 흐름을 되돌린 과정에 있고, 그 과정을 다시 만들 수 있느냐가 다음 관전의 기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