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예진은 아시안게임 여자 리커브 개인 결승에서 세트 5-5 뒤 슛오프 한 발에 8점을 쐈고, 인도 모호드가 10점을 명중해 금메달을 가져갔다. 세트제에서 양쪽이 6점에 닿지 못하고 5-5로 비기면 단 한 발의 슛오프로 승부가 갈리는데, 이번 결승이 그 규칙이 가장 극적으로 작동한 장면이었다. 슛오프는 점수가 같으면 과녁 중심에 가까운 화살이 이기고 먼저 쏜 선수의 결과가 공개된 뒤 상대가 쏘기 때문에, 한 발의 압박이 정규 세트보다 훨씬 크다.
양궁 리커브 개인전은 활 쏜 점수를 단순 합산하지 않는다. 테니스처럼 세트로 끊어 겨룬다. 한 세트에 선수마다 화살 3발을 쏘고, 그 세트 합계가 높은 쪽이 2점, 비기면 양쪽 1점, 지면 0점을 가져간다.
이렇게 세트 점수를 쌓아 먼저 6점에 도달한 선수가 경기를 이긴다. 한 세트에서 상대를 크게 이겨도 얻는 건 2점뿐이라, 큰 점수 차보다 세트를 꾸준히 따내는 일관성이 중요하다.
6점을 먼저 채우면 남은 세트는 쏘지 않는다. 한쪽이 몰아치면 3세트 만에 6-0으로 끝나기도 하고, 이번처럼 5세트를 다 쏘고도 승부가 안 날 수도 있다. 슛오프까지 갔다는 사실 자체가 두 선수가 거의 완벽하게 대등했다는 신호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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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끝까지 균형이 맞을 때다. 5세트까지 마쳤는데 어느 쪽도 6점에 닿지 못하고 세트 점수가 5-5가 되면, 승부는 슛오프로 넘어간다.
슛오프는 단순하다. 두 선수가 각각 딱 한 발씩 쏜다. 점수가 높은 쪽이 이긴다. 만약 두 사람 다 같은 점수를 쏘면, 화살이 과녁 정중앙에 더 가까이 꽂힌 쪽이 승자다. 10점 안에서도 한가운데 작은 원인 'X10(엑스텐)'이 가장 가깝게 친 화살로 인정된다. 정규 세트 내내 쌓아온 성적이 단 한 발로 수렴하는 구조다.
10월 3일 일본 아이치현 오카자키에서 열린 여자 리커브 개인 결승이 정확히 이 길을 밟았다. 오예진(23·광주은행)과 인도의 쿰쿰 아닐 모호드가 맞붙었다.
오예진이 1세트(29-27)와 4세트(28-27)를 가져왔고, 모호드가 3세트(29-30)와 5세트(28-30)로 맞받았다. 2세트는 29-29 무승부였다. 승리와 패배, 무승부가 번갈아 나오면서 어느 쪽도 6점을 먼저 채우지 못했다. 세트 점수는 정확히 5-5. 규칙대로 슛오프로 들어갔다.
여기서 승부가 갈렸다. 먼저 쏜 오예진의 화살이 8점에 꽂혔다. 뒤이어 모호드가 과녁 한가운데 10점을 명중시켰다. 최종 세트 점수 5-6, 오예진은 은메달에 그쳤다. 17세로 알려진 신예 모호드에게 금을 내준 이 결과로, 한국 여자 양궁은 1978년 방콕 대회 이후 48년 만에 아시안게임 '노골드'를 기록했다.
슛오프가 잔인한 건 되돌릴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세트제에서는 한 세트를 내줘도 다음 세트에서 만회할 여지가 있다. 슛오프엔 그 다음이 없다.
순서도 압박을 키운다. 먼저 쏜 선수의 점수가 전광판에 그대로 뜨고, 상대는 그 숫자를 보고 활을 든다. 오예진이 8점을 쏜 순간, 모호드에게는 '10점이면 금메달'이라는 목표가 또렷해졌다. 바람과 거리를 계산할 여유 없이 오직 결과만 보고 쏘는 뒤 선수가, 이런 상황에서는 심리적으로 오히려 유리할 수 있는 셈이다.
결국 슛오프는 기량만큼이나 그 한 발을 견디는 담력의 시험이다. 세계 최강으로 불려온 한국 여자 양궁조차 이 한 발 앞에서 끝내 자존심을 지키지 못했다는 점이, 이번 결승이 남긴 가장 선명한 장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