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고가 7월 30일 유신고를 꺾고 17년 만에 대통령배 정상에 올랐고, 정윤진 감독은 이 대회 직후 봉황대기에서 통산 400승을 완성했다. 이 400승은 학생야구 감독으로는 이연수 감독에 이어 두 번째이자 전국대회 기준 사실상 유일한 기록으로, 한 학교에서 20년을 쌓아 만든 숫자라는 점이 핵심이다. 에이스 김대승의 활약과 9월 신인드래프트, 봉황대기 3관왕 도전이 이번 우승의 다음 신호다.

덕수고가 제60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우승했다. 7월 30일 경북 포항야구장에서 열린 결승에서 유신고를 꺾었고, 대통령배 정상은 무려 17년 만이다. 최우수선수(MVP)는 안방을 지킨 포수 설재민이 받았다. 시상대에서 눈물을 쏟은 장면이 이 우승의 무게를 대신 말해줬다.
덕수고는 고교야구에서 '어우덕'으로 불린다. "어차피 우승은 덕수고"라는 뜻으로, 이번 대회 더그아웃 스케치북에도 그 문구가 적혀 있었다. 최강으로 꼽히면서도 정작 대통령배 왕좌는 오래 비워둬야 했던 팀이 마침내 그 공백을 메웠다. 여러 대회에서 강팀 소리를 듣는 학교라도 특정 대회의 우승은 대진운과 그해 마운드 상태에 좌우되기 마련이라, 17년이라는 간격은 이 팀에 이 대회가 그만큼 인연이 없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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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의 중심에는 3학년 우완 김대승(18)이 있었다. 192㎝, 95㎏의 큰 체격에서 최고 시속 151㎞의 빠른 공을 뿌렸고, 대회 내내 2승 무패에 12와 3분의 1이닝 무사사구, 15탈삼진을 기록하며 우수투수상을 받았다. 분당 회전수(RPM) 2400을 넘는 직구가 그의 무기다.
이 성적이 더 눈에 띄는 이유는 과정 때문이다. 김대승은 시즌 초 독감과 장염을 앓으며 체중이 빠졌고 그 여파로 허리 통증까지 겪었다. 몸 상태가 온전치 않은 상태에서 팀을 정상으로 끌어올린 셈이다. 그는 오는 9월 21일 열리는 2027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상위 라운드 지명이 가능한 자원으로 꼽힌다.
정윤진 감독 이야기가 이번 우승과 함께 자주 언급되지만, 사실관계는 정확히 짚을 필요가 있다. 대통령배 우승은 그의 통산 399번째 승리였다. 400승은 이 대회가 아니라 곧이어 열린 봉황대기 1회전에서 완성됐다. 상대 대구북구SC를 42-0, 5회 콜드게임으로 눌렀다.
숫자 400 자체보다 그 희소성이 핵심이다. 정 감독은 2007년 덕수고 사령탑에 오른 뒤 올해로 스무 번째 시즌을 맞았다. 학생야구 감독이 개인 통산 400승을 넘긴 사례는 성균관대 이연수 감독에 이어 두 번째이고, 대한체육회가 주관하는 전국대회 기준으로는 사실상 유일한 기록이다. 20년을 한 학교에 붙어 쌓아 올린 숫자라는 점에서, 화려한 우승 한 번보다 오히려 더 설명하기 어려운 성취다.
고교야구를 챙겨보는 입장이라면 이번 우승을 하나의 출발점으로 볼 수 있다. 덕수고는 대통령배에 이어 봉황대기까지 노리며 시즌 3관왕에 도전했다. 여러 대회에서 우승을 이어간다는 것은 특정 선수 한 명의 반짝 활약이 아니라 팀 전체의 두께를 뜻한다.
개인 단위에서는 김대승의 9월 드래프트가 가장 확실한 관전 포인트다. 대회에서 검증된 구속과 회복력이 프로 구단의 평가로 이어지는지, 상위 지명이 실제로 성사되는지가 이 우승이 남긴 여운의 다음 장면이 될 것이다. 다만 한 가지는 미리 구분해 둘 필요가 있다. 아마추어 대회의 압도적 성적이 프로에서의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최고 구속과 회전수는 잠재력의 지표일 뿐, 프로 무대에서의 제구와 부상 관리라는 변수는 지명 이후에야 답이 나온다. 이번 우승과 400승이 남긴 것은 결과라기보다 지켜볼 이유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