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 대표팀이 9월 22일 홍콩을 13-0, 7회 콜드게임으로 꺾으며 노시환 선제 투런과 조형우 만루포, 투수 6명의 무피안타·무볼넷 팀 퍼펙트를 완성했다. 전날 대만전 5-0 완봉승에 이은 2연승으로, B조 상위 2팀이 오르는 슈퍼라운드 진출에 바짝 다가섰다. 23일 낮 태국전은 진출 여부보다 조 1·2위를 가르는 경기여서, 점수보다 마운드 운영을 지켜볼 만하다.

9월 22일 홍콩전 스코어는 13-0, 7회 콜드게임이었다. 점수만 보면 흔한 대량 득점 경기 같지만, 이날 기록의 핵심은 마운드에 있었다. 최민석부터 성영탁까지 여섯 명의 투수가 홍콩 타선에 안타는 물론 볼넷도 내주지 않았다. 주자를 단 한 명도 허용하지 않은, 이른바 '팀 퍼펙트'다. 아시안게임 기록을 전산화하기 시작한 2002년 이후 한국 대표팀이 한 경기에서 안타를 하나도 내주지 않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삼진은 12개를 잡았다.
타선도 초반부터 승부를 갈랐다. 주장이자 4번 타자로 나선 노시환은 1회 선제 투런 홈런을 쳤고, 조형우는 3회 2사 만루에서 그랜드슬램을 좌중간 담장 너머로 넘겼다. 조형우는 이날 2안타로 공격을 이끌었다. 초반에 벌어진 점수 차가 7회 10점 차 콜드게임 규정으로 이어졌다.

Keith Cassill
홍콩전은 조별리그 두 번째 경기였다. 한국은 하루 전인 21일 대만전에서도 5-0으로 이겼다. 그 경기 역시 마운드가 중심이었다. 선발 곽빈이 6이닝 동안 안타를 내주지 않고 10개의 삼진을 잡으며 무실점으로 막았고, 이어 나온 불펜도 실점 없이 경기를 지켰다.
'난적'으로 꼽히던 대만을 완봉으로 잡고 홍콩을 콜드게임으로 눌러 2연승. 두 경기 합계 실점이 0이라는 점에서, 대표팀의 현재 컨디션은 나쁘지 않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아시안게임 야구 5회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프로 선수 위주로 꾸려진 만큼 금메달이 목표라는 점은 분명하지만, 병역 혜택과 맞물려 매 경기 부담이 따르는 것도 이 대회 야구의 특징이다.
이번 대회 야구는 8개 팀이 두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다. 한국은 대만, 홍콩, 태국과 함께 B조에 속해 있고, A조에는 일본, 중국, 필리핀, 팔레스타인이 있다. 각 조 상위 2개 팀이 슈퍼라운드에 올라간다.
한국은 조에서 가장 까다로운 상대로 꼽히던 대만과 홍콩을 모두 이겼다. 조별리그 마지막 상대는 23일 낮 12시에 만나는 태국이다. 남은 한 경기 결과에 따라 슈퍼라운드 진출 여부가 아니라 조 순위, 즉 1위로 갈지 2위로 갈지가 갈리는 국면에 가깝다. 조 순위는 슈퍼라운드에서 어느 팀과 맞붙느냐를 좌우하기 때문에 소화전이라고 보긴 어렵다.
점수 차보다 마운드 운영을 보는 게 이 경기의 관전 포인트다. 슈퍼라운드와 이후 메달 결정전을 염두에 두면, 곽빈 같은 주축 투수를 아끼면서 뒷문을 어떻게 정리하느냐가 중요하다. 대만·홍콩전에서 실점 없이 경기를 마친 불펜의 흐름이 이어지는지도 볼 대목이다.
타선에서는 노시환과 조형우 외에 다른 타자들이 얼마나 타격감을 끌어올리는지가 관건이다. 상대적으로 약한 팀을 상대로 주전들이 감을 유지하고 백업 자원이 실전 감각을 쌓아두면, 강팀이 몰리는 슈퍼라운드에서 운신의 폭이 넓어진다.
A조에서는 일본과 중국이 유력한 진출 후보로 꼽힌다. 슈퍼라운드에서 한국이 어느 팀과 만나느냐는 결국 태국전에서 정해질 조 순위에 달려 있는 셈이다. 대회는 27일까지 이어지며, 조별리그를 마치면 곧바로 메달을 향한 슈퍼라운드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