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플레이오프 1·2차전을 모두 내준 LG는 20일 잠실 3차전 선발로 카를로스 카라스코를 확정해, 선발을 바꿀 카드는 사실상 남지 않았다. 1·2차전 패인이 박해민을 뺀 타선의 침묵과 득점권 경직이었던 만큼, 실제로 손댈 수 있는 곳은 타순과 불펜 운용이다. KIA 선발이 양현종이 아닌 시라카와 게이쇼로 정해지면서, 이 투수에게 강했던 오스틴을 어떻게 배치하느냐가 3차전의 분기점이 된다.

'3차전 선발을 어떻게 바꿀까'라는 질문의 답은, 바꿀 카드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5전 3선승제 준플레이오프에서 0승 2패에 몰린 LG는 20일 오후 6시 30분 잠실 3차전 선발로 카를로스 카라스코를 예고했다. KIA가 한 번만 더 이기면 플레이오프에 오르고 LG는 시즌이 끝난다. 이런 상황에서 선발은 가용 자원 중 가장 믿을 카드를 올리는 것 외에 선택지가 없다.
그래서 진짜 승부처는 선발이 아니라 타순과 불펜이다. 바꿀 수 있는 곳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Iban Lopez Luna
LG가 두 경기를 내준 이유는 투수가 아니라 타선이었다. 1·2차전을 통틀어 박해민이 6안타로 거의 홀로 치고 있고, 중심 타자들이 득점권에서 경직됐다. 1차전에서는 박동원이 얽힌 작전이 어긋나 주자가 죽었고, 2차전에서는 박해민이 1루 견제에 걸려 반격 흐름이 끊겼다.
반면 불펜은 마무리 손주영과 고우석이 빠진 상황에서도 우려보다 잘 버텼다. 즉 3차전에 손봐야 할 1순위는 점수를 못 내는 타선이다.
카라스코는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112승을 올린 투수다. LG 입장에서는 이번 시리즈에서 기대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매치업으로 꼽힌다. 상대가 에이스 양현종이 아니라 아시아쿼터 투수 시라카와 게이쇼라는 점도 LG에 나쁘지 않다.
선발에서 어느 정도 버텨 줄 그림이 그려지는 만큼, 경기를 가를 변수는 타선이 시라카와를 상대로 점수를 뽑느냐로 좁혀진다.
여기서 타순의 핵심 변수가 나온다. 오스틴 딘은 1·2차전에서 결정적인 순간을 살리지 못했지만, 3차전 상대인 시라카와에게는 통산 4타수 3안타, 타율 0.750에 홈런 2개를 때려냈다. 시리즈 내내 부진했다는 이유로 그를 중심에서 내리면, 가장 유리한 매치업을 스스로 버리는 셈이 된다.
부진한 타자는 보통 타순을 내리는 것이 상식이지만, 단기전에서는 상대 투수와의 상성이 그 상식보다 앞선다. 지금 조건이라면 오스틴을 중심 타선에 그대로 두고 승부를 거는 쪽이 현실적이다. 유일하게 방망이가 살아 있는 박해민을 앞에 세워 그의 출루를 오스틴의 장타로 연결하는 그림이 가장 그려 볼 만하다.
불펜 운용 기준도 평소와 달라야 한다. 손주영과 고우석이 빠져 뒷문이 얇지만, 지면 끝나는 경기에 다음 경기를 위한 투수는 없다. 선발 카라스코가 흔들리는 조짐이 보이면 평소보다 빠르게 교체하고, 믿을 수 있는 불펜을 경기 중반부터 투입하는 총력전이 불가피하다.
벼랑 끝 단기전의 운용 원칙은 명확하다. 다음 경기가 없다는 전제를 모든 결정에 깔면 된다.
선발을 바꿀 수 없는 상황에서 LG가 손댈 수 있는 것은 이 세 가지뿐이다. 3차전 결과는 결국 시라카와를 상대로 타선이 깨어나느냐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