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여자 리커브가 48년 만에 첫 노골드에 그친 직후, 남자 이우석이 개인전 금으로 단체전에 이어 2회 연속 2관왕을 완성했다. 리커브는 누적 점수가 아닌 세트제로 승부를 가려 단판 변수가 큰데, 여자부의 3-5 패배와 슛오프 패배, 남자부의 선전이 그 운영에서 갈렸다. 점수 차가 크진 않았지만 인도 등 경쟁국의 추격과 여자부 세대교체가 한국 양궁이 점검할 숙제로 남았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양궁은 한국에 쓴맛과 단맛을 함께 안겼다. 여자 리커브가 사상 처음 금메달 없이 대회를 마친 직후, 남자 리커브의 이우석이 개인전 금메달로 분위기를 되돌렸다.
이우석은 10월 3일 개인전 결승에서 일본의 나카니시 준야를 세트 점수 6-2로 꺾었다. 앞서 김우진·김제덕과 함께 나선 남자 단체전 금메달에 이은 것으로, 이번 대회 2관왕이다. 2022 항저우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2관왕이기도 하다. 같은 대회에서 여자부의 금맥이 끊긴 것과 겹치면서, 남자부의 금메달은 분위기를 되돌리는 무게를 더 크게 지녔다. 세계 최강으로 불려 온 한국 양궁의 자존심을 남자부가 지킨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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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여자 리커브는 비상이 걸렸다. 단체전 결승에서 인도에 세트 점수 3-5로 지며 1998년부터 28년간 지켜 온 아시안게임 왕좌를 내줬다. 결승에는 강채영·이윤지·오예진이 나섰지만 승부처에서 밀렸다. 개인전에서도 오예진이 결승에서 인도의 17세 쿰쿰 아닐 모하드와 슛오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져 은메달에 머물렀다.
양궁이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이 된 1978년 이후, 한국 여자 양궁이 리커브와 컴파운드를 통틀어 금메달을 하나도 따지 못한 것은 48년 만에 처음이다. 아시아 무대에서 한국 여자 양궁이 이렇게 밀린 적은 없었다.
두 종목의 희비가 갈린 배경에는 경기 방식 차이가 있다. 리커브는 누적 점수가 아니라 세트 승부로 승자를 가린다.
개인전은 한 세트에 화살 3발씩 쏘고, 세트를 이기면 2점을 얻어 먼저 6점에 닿는 선수가 이긴다. 이우석의 6-2가 그 결과다. 단체전은 세 명이 한 세트에 2발씩 쏴 6발을 합산하고, 세트를 이기면 2점, 먼저 5점을 얻는 팀이 이긴다. 여자부의 3-5 패배가 여기서 나왔다.
세트제는 변수가 크다. 전체 점수가 앞서도 특정 세트에서 한 번 흔들리면 그 세트를 통째로 내준다. 단체전은 세 명의 리듬이 맞물려야 해 한 선수의 난조가 팀 전체로 번지기 쉽고, 개인전은 반대로 끝까지 혼자 감당해야 한다. 동점이면 화살 한 발로 가리는 슛오프가 승부를 끝낸다. 오예진이 무너진 지점도 이 단판이었다. 한 발에 모든 것이 걸리는 구조에서는 기량만큼 심리가 결과를 좌우한다.
결과만 보면 남자부는 건재하고 여자부가 흔들렸다. 다만 점수 차가 크지 않았다는 점은 짚어 둘 만하다. 단체전 3-5, 개인전 슛오프 패배는 기량이 크게 벌어졌다기보다 세트제 단판에서 밀렸다는 쪽에 가깝다.
그럼에도 신호는 분명하다. 인도를 비롯한 경쟁국의 추격이 빨라졌고, 17세 선수가 결승에서 한국을 꺾을 만큼 저변이 두꺼워졌다. 남자부는 김우진 같은 간판이 세대 사이를 받치고 있지만, 여자부는 그 허리가 얇아진 모습이다. 세트제 단판에 대비한 심리·운영 훈련, 그리고 여자부의 다음 세대를 어떻게 채울지가 이번 대회가 남긴 숙제다. 남자부의 2회 연속 2관왕이 가린 그늘을, 여자부의 노골드가 또렷하게 드러냈다. 환호와 아쉬움이 하루에 교차한 대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