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전 축구대표팀 감독이 8월 4일 경찰 피의자 조사에서 감독 선임 과정에 정몽규 회장과 연락한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 이는 정 회장 지시로 후보들을 면담했다는 이임생 전 기술총괄이사의 진술과 정면으로 충돌한다. 두 사람의 말이 엇갈리는 만큼 개입 여부 판단은 경찰 수사 결과로 넘어갔고, 이사회 업무방해 혐의 성립 여부가 남은 쟁점이다.
논란의 중심에 다시 홍명보 전 축구대표팀 감독이 섰다. 인사이트와 뉴시스 등 보도에 따르면 홍 전 감독은 지난 8월 4일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으며 "감독 선임과 관련해 정 회장과 연락을 주고받은 적이 없다"고 답했다. 대표팀 감독을 뽑는 핵심 기구였던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의 세부 논의 내용에 대해서도 "아는 바가 없다"고 진술했다.
이 조사를 벌인 곳은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다. 수사의 초점은 사실 홍 전 감독 개인이 아니다. 정몽규 회장과 이임생 당시 기술총괄이사가 협회 규정을 무시하고 2024년 감독 선임에 부당하게 개입했는지가 핵심이다. 경찰은 8월 6일 압수수색도 진행했다.

거열 박
원래 대표팀 감독 후보를 추리는 일은 전력강화위원회의 몫이다. 문제는 이 절차가 제대로 지켜졌느냐다. 이임생 전 이사는 서울고등법원에 낸 소송 참가 신청서에서 정 회장의 지시에 따라 홍 전 감독을 포함한 최종 후보 3명을 만났다고 밝혔다. 2024년 7월 홍 전 감독을 만난 뒤 감독직 수락 의사를 받았다는 내용도 담겼다.
여기서 두 사람의 말이 정면으로 부딪친다. 이임생 전 이사는 "정 회장의 지시로 움직였다"는 취지로, 홍 전 감독은 "정 회장과 연락한 적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같은 선임 과정을 두고 한쪽은 윗선 개입을 전제로, 다른 한쪽은 그런 접촉 자체를 부인한 것이다.
홍 전 감독의 해명이 나왔다고 해서 논란이 정리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구도는 '진실게임'에 가까워졌다. 세계일보 등은 두 사람의 진술이 엇갈리면서 최소 한 명은 사실과 다른 말을 하고 있는 셈이 됐다고 짚었다.
정리하면 홍 전 감독의 부인은 자신에게 향할 수 있는 의혹을 방어하는 성격이 크다. 하지만 그 진술이 이임생 전 이사의 주장과 충돌하는 이상, 개입 여부에 대한 판단은 결국 수사 결과로 넘어간다.
남은 쟁점은 두 갈래다. 하나는 정 회장이 지위를 이용해 감독 선임 승인 권한을 가진 이사회 업무를 방해한 혐의가 성립하느냐다. 다른 하나는 엇갈리는 진술 가운데 경찰이 어느 쪽을 사실로 확인하느냐다. 이 두 가지가 가려지기 전까지, 이번 발언은 논란의 마침표가 아니라 새로운 분기점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