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김태형 감독과의 3년 24억 원 계약 마지막 해를 9년 연속 가을야구 실패로 마치며 재계약 명분을 잃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부진은 외부 투자를 하지 않은 구단 책임이 겹친 결과라, 감독 교체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차기 감독은 육성·경험·팬 소통 세 축으로 보되, 구단의 투자 약속이 있는지를 함께 따져야 한다.
롯데는 2023년 10월 김태형 감독을 3년 총액 24억 원에 선임했다. 두산에서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오른 '윈나우' 지도자를 데려온 선택이었다. 결과는 2024년 7위, 2025년 7위, 그리고 2026년은 9월 중순 기준 9위였다.
머니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올해 포스트시즌 진출 확률은 9월 초 이미 0.1% 미만으로 떨어졌다. 롯데의 가을야구 실패는 2017년 이후 9년째다. 계약 마지막 시즌을 이렇게 보내면서, 구단이 재계약을 추진할 명분을 잃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Photo by Jose Francisco Morales on Unsplash
감독을 바꾸는 논의에 앞서 짚어야 할 게 있다. 같은 보도는 구단이 '윈나우'를 외치며 감독을 데려오고도 FA 영입 등 외부 투자를 사실상 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한다. 지난겨울 그룹 결정권자들의 선택도 평가 대상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선수 자원이 완전히 비어 있던 것도 아니다. 레이예스는 167안타로 최다안타 경쟁을 했고, 황성빈은 43도루로 도루 1위, 한동희는 18홈런으로 개인 한 시즌 최다를 찍었다. 개별 성과는 났지만 팀은 하위권에 머물렀다. 그렇다면 감독 교체만으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뜻이기도 하다. 차기 감독을 고르는 기준은 구단이 어떤 지원을 약속하느냐와 세트로 봐야 한다.
첫 번째 축은 육성이다. 외부 투자가 제한적이라면 다음 감독은 결국 내부 자원으로 싸워야 한다. 유망주를 1군 전력으로 끌어올려 본 실적, 2군과 1군을 잇는 운영 능력이 중요하다.
단기 성적과 육성은 종종 충돌한다. 당장 이기려면 검증된 베테랑을 쓰게 되고, 그러면 젊은 선수가 설 자리가 줄어든다. 이 둘을 어떤 비율로 배분할지에 대한 분명한 원칙이 있는 감독이어야 한다. 원칙 없이 상황에 끌려다니면 성적도 육성도 놓친다.
두 번째는 경험이다. 다만 '우승 경험'만을 뜻하지 않는다. 김태형 감독의 사례가 보여주듯, 강팀을 이끈 경험이 하위권 팀을 반등시키는 능력과 같지는 않다. 이미 완성된 전력을 관리하는 일과, 전력을 처음부터 쌓아 올리는 일은 요구되는 역량이 다르다. 바닥에서 팀을 다시 세워본 리빌딩 경험, 혹은 제한된 전력으로 성적을 짜낸 경험이 지금 롯데에는 더 맞는다.
세 번째는 팬 소통이다. 사직구장은 흥행이 되는 곳이지만, 9년째 가을야구가 없으면 신뢰도 닳는다. 성적이 당장 나지 않아도 방향을 설명하고 과정을 공유하는 소통 능력이, 리빌딩 기간을 버티는 힘이 된다.
감독 후보를 평가한다면 다음을 확인해볼 만하다.
마지막 항목이 비어 있다면, 어떤 감독을 데려와도 지난 3년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감독 선임은 구단의 투자 의지를 확인하는 자리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