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가 로베르트 모레노를 11월 27일까지 임시 감독으로 선임하며 A매치 6경기를 맡겼다. 계약에는 6경기 평가 결과에 따라 2027 아시안컵까지 연장하는 조건이 붙어 있어 사실상 정식 감독을 겨냥한 시험대다. 협회장 공석으로 정식 선임이 미뤄진 만큼 9~11월 6경기 성적과 새 회장 선임 시점을 함께 봐야 한다.

대한축구협회가 9월 1일 이사회에서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을 남자 축구대표팀 임시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계약 만료일은 11월 27일이다. 두 달 반짜리, 정확히는 A매치 6경기만 맡기는 한시적 계약이다.
6경기는 이렇게 짜여 있다. 9~10월에 네 경기, 11월에 두 경기다. 9월 24일 에콰도르(수원)와 28일 우루과이(서울), 10월 2일 베네수엘라(울산)와 6일 우즈베키스탄(용인)이 먼저 치러지고, 11월에 두 경기가 더 남는다. 손흥민과 이강인 등 해외파에 K리그1 선수 12명을 더한 30명 명단이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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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 계약인데 벌써 연장 이야기가 도는 이유는 단순하다. 협회가 계약에 연장 조항을 넣어뒀기 때문이다.
협회는 6경기 결과와 내용을 평가한 뒤, 그 결과에 따라 내년 1월 열리는 2027 AFC 아시안컵까지 지휘봉을 맡길 수 있는 조건을 계약에 포함했다. 다시 말해 연장 스위치는 성적과 경기력이다. 6경기에서 협회가 납득할 만한 성과를 내면 아시안컵까지 동행이 이어지고, 그렇지 못하면 11월 27일에 계약이 끝난다.
평가 기준이 결과만은 아니라는 점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협회가 '결과와 내용'을 함께 본다고 밝힌 만큼, 승패 못지않게 경기 운영과 전술이 잣대가 된다. 게다가 이번 9~10월 상대는 에콰도르·우루과이 같은 남미 강호와 베네수엘라·우즈베키스탄이다. 상대의 무게를 감안하면 몇 승을 거뒀는지만으로 성적표를 매기기는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다.
여기서 '연장'과 '정식'은 붙어 있지만 같은 말은 아니다. 우선은 아시안컵까지의 한시 연장이 걸려 있고, 정식 감독으로 가는 길은 그다음 문제다. 그 시험대의 1차 관문이 눈앞의 6경기인 셈이다.
정작 정식 감독 선임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협회는 구체적 일정을 내놓지 않았고, 모레노가 좋은 성과를 낼 경우 정식 감독이 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전망만 나와 있다.
한시 체제로 출발한 배경에는 협회장 자리 공석이 있다. 회장이 없는 상황에서 대표팀 정식 감독을 선임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협회의 설명이다. 거버넌스 개혁 작업이 늦어져 새 회장 선임이 밀릴 가능성까지 염두에 둔 선택으로 읽힌다. 정식 감독을 뽑고 싶어도 뽑을 주체가 아직 온전히 서 있지 않은 상태에서, 임시 감독에게 시험 기간을 준 구조인 것이다.
이번 선임 자체도 협회 사상 처음으로 대한체육회 규정에 따른 공개채용 방식으로 진행됐다. 서류 평가와 온라인 면접, 대면 미팅을 거쳐 뽑았다.
정리하면 확인할 지점은 두 갈래다. 하나는 6경기 성적이다. 이 결과가 아시안컵 연장 여부를 가르고, 정식 감독 논의의 출발점이 된다. 다른 하나는 새 회장 선임 시점이다. 정식 감독을 결정할 주체가 언제 갖춰지느냐가 임시 체제의 마침표를 언제 찍을지를 좌우한다.
지금 나오는 '연장' 이야기는 확정된 사실이 아니라 계약에 걸린 조건이다. 6경기가 끝나는 11월 말, 그리고 회장 선임 진행 상황을 함께 보면 모레노 체제가 어디로 갈지 가늠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