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조직위가 비용 절감을 이유로 선수촌 대신 컨테이너·크루즈선에 선수단을 분산 수용하면서 누수와 협소함을 둘러싼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 농구 선수들이 물바다가 된 화장실 영상을 올릴 만큼 문제는 실재했지만, 조직위 대응은 연장 매트리스 제공 정도에 그쳐 종합 대책은 아직 확인되지 않는다. 경기력 영향은 컨테이너에 묵는 종목인지, 태풍과 폭우로 훈련이 밀렸는지, 시설 보수가 개막 전 끝나는지를 나눠서 지켜봐야 한다.
이번 논란의 출발점은 조직위가 고층 선수촌을 아예 짓지 않았다는 데 있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조직위는 비용 절감과 친환경을 이유로 선수단을 세 갈래로 나눠 수용했다. 시내 호텔에 약 9,000명, 크루즈선 코스타 세레나호에 약 4,000명, 조립식 컨테이너에 약 2,000명이다.
여기에 인원까지 늘었다. 당초 1만5천 명 규모로 잡았는데 지난 3월 정식 종목이 추가되면서 참가자가 1만7천 명 수준으로 불었다. 분산 수용에 인원 증가가 겹치자 숙박 여건이 빠듯해졌다. 대회는 9월 19일 개막해 10월 4일까지 16일간 열린다.
선수촌을 새로 짓지 않는 방식 자체가 잘못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대회가 끝나면 방치되는 시설을 줄이자는 취지이기 때문이다. 다만 취지가 좋아도 선수가 실제로 묵을 공간의 완성도가 받쳐주지 못하면 결국 논란이 된다는 점을 이번 대회가 보여준 셈이다.
Photo by Stepan Konev on Unsplash
가장 크게 번진 건 나고야시 미나토구 가든 부두의 컨테이너 숙소다. 한 동이 약 70㎡, 21평 남짓인데 이를 35㎡짜리 공간 둘로 나눠 침대 4개를 놓고 최대 6명까지 받는 구조다. 화장실과 샤워실은 공용이다.
불만은 구체적이었다.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 변준형은 세면대 배관에서 물이 새 화장실이 물바다가 된 영상을 "살려주세요"라는 글과 함께 올렸다. 키 202cm의 이현중은 "힘들다"면서도 어떻게든 편한 공간을 만들 방법을 찾고 있다고 했다. 협소하다는 반응은 대만 선수단에서도 나왔다. 지난 8일에는 폭우로 컨테이너 숙소 선수 수백 명이 대피했고, 한국 남자농구팀은 훈련장에서 4시간가량 대기하기도 했다.
조직위가 손을 놓고 있는 건 아니다. 침대 길이가 195cm에 그쳐 장신 선수의 발이 밖으로 나온다는 지적에는 연장 매트리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대응했다.
문제는 그 이상의 종합 대책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누수 같은 시설 결함을 어떻게 정비하는지, 폭우 때 대피 매뉴얼이 정비됐는지에 대한 조직위의 공식 설명은 아직 충분히 확인되지 않는다. 여기에 제25호 태풍 두쥐안이 변수로 걸려 있다. 나고야를 관통할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21일 이후 진로가 유동적이라, 실제 경기 차질로 이어질지는 지금 단정하기 어렵다.
숙소 논란이 곧 성적 하락으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이르다. 판단은 종목과 숙소 형태를 나눠서 해야 한다.
한국 선수단 가운데 농구·사이클 등 5개 종목이 컨테이너에, 양궁·탁구 등 18개 종목은 크루즈선에 배정됐다. 상대적으로 여건이 나은 크루즈선 종목은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다. 반대로 컨테이너에 묵는 종목이라면 다음 세 가지를 지켜볼 만하다. 수면의 질이 경기력과 직결되는 순발력·정밀 종목인지, 폭우와 태풍으로 훈련 일정이 실제로 밀렸는지, 조직위의 시설 보수가 개막 전에 마무리되는지다. 이 조건들이 나쁘게 겹치는 종목일수록 초반 경기에서 컨디션 변수가 커진다고 볼 수 있다. 반대로 이 세 가지가 정리된다면 숙소 논란은 성적보다 대회 운영에 대한 기록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