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효진이 19번째 생일인 9월 20일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 10m 공기소총 개인전에서 결선 230.4점으로 동메달을 땄다.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모두 가진 그가 아시안게임 금까지 더해 개인전 그랜드슬램을 완성할 기회였으나 무산됐다. 금은 세계랭킹 49위 일본의 다이치 히나타가, 은은 인도의 발라리반이 가져가며 아시아 사격 경쟁 구도의 변화가 드러났다.

반효진이 자신의 생일에 아시안게임 시상대에 올랐다. 9월 20일 일본 도요타시 아이치현 종합사격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 10m 공기소총 개인전에서 결선 230.4점으로 3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7년 9월 20일생인 그는 이날 19번째 생일을 맞았고, 이 메달이 첫 아시안게임 메달이다.
색은 기대만큼 밝지 않았다. 파리올림픽 금메달리스트에게 동메달은 아쉬운 성적표다. 그래도 첫 아시안게임 무대에서 시상대에 오른 것 자체가 무의미하지는 않다. 반효진 본인도 "아쉬움이 남아야 다음이 있는 법"이라며 "오히려 동메달을 따서 순리대로 다음이 또 생겼다"고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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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흐름은 순탄하지 않았다. 반효진은 예선을 2위로 통과하며 결선에 올랐지만, 정작 결선에서는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그는 "본선 때부터 부담감 때문인지 올림픽보다 더 많이 긴장했다"며 "결선 때는 사로에 서기 전부터 불안했다. 몸이 잘 버티지 못했고 편한 자세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고관절과 허리 상태가 좋지 않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주위의 기대가 그대로 부담이 됐다는 이야기다. 함께 결선에 나선 권유나는 8위에 머물렀다.
10m 공기소총 결선은 하위 선수를 한 명씩 떨어뜨리며 진행된다. 3위로 밀려난 반효진의 점수가 230.4점에서 멈춘 건 그가 먼저 탈락해 남은 사격 기회가 줄었기 때문이다. 끝까지 남은 두 선수는 250점대에서 승부를 갈랐다. 단순 실력 차라기보다 마지막까지 버틴 선수와의 발수 차이가 만든 격차에 가깝다.
이번 대회에는 메달 색 이상의 의미가 걸려 있었다. 반효진은 이미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개인전 금메달을 모두 가지고 있다. 여기에 아시안게임 금메달까지 더하면 이른바 '개인전 그랜드슬램'이 완성될 수 있었다.
성사됐다면 이은철에 이어 한국 사격 역대 두 번째, 한국 여자 사격에서는 최초의 기록이었다. 하지만 동메달에 그치며 그 도전은 다음으로 넘어갔다. 반효진은 "올림픽, 세계선수권대회 다 금메달을 땄는데 아시안게임도 따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내 욕심이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19세 선수에게 아시안게임 무대는 앞으로도 여러 번 남아 있다. 이번 무산이 커리어의 끝이 아니라는 뜻이다.
주목할 대목은 시상대의 나머지 두 자리다. 금메달은 일본의 다이치 히나타가 253.0점으로 가져갔다. 그는 세계랭킹 49위로, 우승 후보로 꼽히던 선수가 아니었다는 점에서 이변으로 평가된다. 은메달은 252.4점을 쏜 인도의 엘라베닐 발라리반에게 돌아갔다.
전통적으로 한국과 중국이 강세를 보여온 종목에서, 개최국 일본의 무명 선수가 정상에 오르고 인도가 그 뒤를 받친 결과다. 순위표만 놓고 보면 아시아 사격의 경쟁 구도가 예전만큼 예측 가능하지 않다는 신호로 읽을 수 있다. 한국은 이어 열린 여자 10m 공기소총 단체전에서도 4위에 머물렀다.
반효진의 그랜드슬램 시계는 잠시 멈췄지만 끝난 것은 아니다. 남은 건 다음 무대에서의 재도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