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이 1일 34라운드에서 강원을 2-1로 꺾고 승점 54로 K리그1 2위를 지켰고, 에릭이 후반에만 두 골을 넣어 경기를 뒤집었다. 2위부터 6위가 승점 5점 안에 몰려 있어 이 한 경기가 순위 싸움에서 적지 않은 무게를 가진다. 남은 파이널 라운드에서는 3위 대전과의 승점 4점 차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상위권 맞대결 결과를 함께 확인할 지점이다.
11월 1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34라운드. 울산은 전반 41분 먼저 실점했다. 강원 모재현의 왼발 슈팅이 골키퍼 황병근의 몸에 맞고 그대로 골문으로 빨려 들어간 자책골이었다. 흐름상 운이 따르지 않은 실점이었다.
분위기를 되돌린 건 에릭이다. 후반 25분 골문 앞에서 왼발로 동점골을 넣더니, 후반 40분에는 조현택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에어리어 정면에서 오른발로 역전 결승골을 꽂았다. 한 선수가 15분 사이에 경기를 통째로 뒤집은 셈이다. 전반을 끌려다닌 울산이 후반 집중력으로 받아친 경기였다.
Photo by Elio Santos on Unsplash
이날 승리로 울산은 16승 6무 12패, 승점 54로 K리그1 2위를 지켰다. 문제는 뒤가 멀지 않다는 점이다. 3위 대전하나시티즌이 승점 50으로 4점 차까지 따라붙어 있다.
스포츠경향에 따르면 2위부터 6위까지가 승점 5점 안에 몰려 있다. 한 경기 결과로 두세 계단이 오르내릴 수 있는 구간이라는 뜻이다. 2위라는 숫자만 보면 여유 있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매 경기가 순위를 흔드는 압박 속에 놓여 있다. 강원도 이날 패했지만 승점 48로 추격권을 유지했다.
순위 싸움은 울산 경기 하나로 끝나지 않는다. 같은 날 포항은 제주와 1-1로 비겼다. 박태하 감독이 떠난 뒤 치른 경기에서 승점 1점을 보탰지만, 승리로 간격을 좁히지는 못했다.
이처럼 상위권 팀들이 서로 비기거나 지면서 승점을 나눠 가지면, 2위 울산 입장에선 직접 이기지 않아도 반사이익을 얻는 날이 생긴다. 반대로 경쟁팀이 연승을 달리면 울산이 이겨도 순위가 그대로일 수 있다. 자기 경기만큼이나 같은 날 다른 경기 결과를 챙겨야 하는 이유다.
에릭의 멀티골은 단발이 아니다. 울산은 득점이 급할 때 그에게 기대는 장면이 반복돼 왔고, 이날도 교착을 푼 건 결국 그의 발이었다. 한 골 싸움이 잦아지는 상위권 승부에서 확실한 해결사가 있다는 건 분명한 강점이다.
다만 시즌은 파이널 라운드 막바지로 접어들었다. 남은 경기가 얼마 없다는 건 한 번 삐끗하면 만회할 기회도 그만큼 줄어든다는 의미다. 2위 싸움이 치열할수록 울산에는 실점 관리와 체력 안배가 더 중요해진다.
앞으로 순위표를 볼 때는 세 가지를 같이 짚으면 된다. 먼저 울산과 3위 대전의 승점 차가 4점에서 어떻게 움직이는지다. 그다음은 상위권 팀들끼리 맞붙는 직접 대결의 결과다. 서로 승점을 뺏고 뺏기는 경기는 순위에 두 배로 작용한다.
마지막은 득실 차다. 승점이 같아지는 구간에서는 득실이 순위를 가른다. 에릭의 득점력이 2위 수성에 얼마나 보탬이 될지는, 결국 남은 경기에서 울산이 실점을 얼마나 틀어막느냐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