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가 8월 16일 콜로라도전에서 3타수 2안타 1볼넷으로 10타석 연속 무안타 슬럼프를 끊고 결승타까지 쳤다. 시즌 타율은 0.293으로, 한때 회복했던 3할이 무너진 뒤 다시 반등을 노리는 지점이다. 다만 슬럼프의 뿌리였던 바깥쪽 공 대응이 강팀 상대로도 이어지는지가 이번 반등의 진위를 가른다.
이정후가 다시 안타를 쳤다. 8월 16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 4번 우익수로 나와 3타수 2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마이데일리에 따르면 4회 중전 결승타를 포함한 멀티히트로, 샌프란시스코의 7-1 승리를 이끌었다.
이 안타가 반가운 이유는 직전 흐름 때문이다. 그는 11일 휴스턴전에서 5타수 무안타에 그치며 10타석 연속 무안타에 빠져 있었다. 슬럼프의 마침표를 스스로 찍은 셈이다.

Mark Milbert
이번 경기 뒤 시즌 타율은 0.293이다. 숫자만 보면 크게 나쁘지 않지만, 흐름의 위치가 중요하다. 이정후는 5월 이후 뜨거운 타격감으로 7월 말 한때 시즌 타율 3할대를 회복했다. 그 뒤 타격 사이클이 떨어지며 0.297에서 0.293까지 밀려난 상태였다.
즉 0.293은 바닥에서 반등하는 숫자가 아니라, 3할에서 미끄러진 뒤 다시 올라서려는 길목의 숫자다. 그래서 이 한 경기를 '회복의 시작'으로 볼지, '하락 중의 반짝'으로 볼지가 갈린다.
팀 사정도 배경으로 깔린다. 샌프란시스코는 51승 72패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4위에 처져 있다. 가을야구 경쟁이 사실상 멀어진 상황에서, 이정후 개인의 타격 회복은 팀 성적과 별개로 남은 시즌의 관전 포인트이자 다음 시즌을 가늠할 지표가 된다.
판단의 열쇠는 슬럼프의 원인에 있다. 일간스포츠는 이정후가 최근 불리한 카운트에서 바깥쪽 높은 싱커에 헛스윙하며 고전했다고 짚었다. 문제는 이 약점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 시즌 후반기, 상대 투수들의 바깥쪽 집중 공략에 그는 이미 한 차례 발목을 잡혔다. 올 시즌은 5월 이후 방망이가 뜨거워지며 그 약점이 가려졌을 뿐이다. 타격감이 식자 같은 지점이 다시 노출됐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반대로 긍정적 신호도 있다. 스포츠조선은 이날 안타들이 발사각 12~13도의 라인드라이브였다고 전했다. 뜬공이나 빗맞은 안타가 아니라, 정타로 밀어낸 타구라는 점은 타이밍이 돌아오고 있다는 근거가 된다.
한 경기 멀티히트로 흐름 전환을 단정하기는 이르다. 상대였던 콜로라도는 49승 74패의 하위권 팀이라 투수진의 무게가 가볍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결국 확인할 지점은 분명하다. 앞으로 강팀과 좌완 상대로도 바깥쪽 공을 골라내고 받아치는 장면이 반복된다면, 이번 멀티히트는 흐름 전환의 출발점이 된다. 반대로 다시 바깥쪽에 무너진다면, 지난 시즌 후반기의 그림자가 올해도 되풀이되는 것으로 봐야 한다.
판단 기준은 안타 개수가 아니라 공략당하던 코스의 극복 여부다. 다음 몇 경기의 바깥쪽 승부가 그 답을 먼저 보여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