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상위권 천위페이가 8월 20일 세계선수권 여자단식 16강에서 세계 10위 초추웡에게 1-2로 역전패했다. 다른 대회에서는 안세영도 이겨 본 강자지만 세계선수권 개인전만은 우승 없이 은메달 2개·동메달 3개에 머무는 부진이 반복되고 있다. 안세영은 같은 날 완승으로 8강에 올라 세계선수권 맞대결은 불발됐고, 이번 결과 하나로 라이벌 구도가 정리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천위페이가 2026년 8월 20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세계개인배드민턴선수권 여자단식 16강에서 포른파위 초추웡(태국·세계 10위)에게 1-2(21-15 23-25 17-21)로 졌다. 세계 상위권 선수가 자신보다 순위가 낮은 상대에게 발목을 잡힌 결과다.
경기 내용도 아쉬웠다. 1게임을 21-15로 가볍게 따냈지만, 2게임에서 네 차례 듀스 접전 끝에 23-25로 내줬다. 3게임에서는 6-13까지 밀리다 17-17 동점까지 따라붙고도 이후 4점을 내리 내주며 스스로 무너졌다.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결정적 순간에 흔들린 패턴이었다.

Lisa A
천위페이는 평소 성적으로 보면 세계 정상급이다. 안세영을 상대로도 이겨 본 선수이고, 두 선수의 상대 전적은 백중세다. 그런데 세계선수권 개인전만 놓고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 무대에서 천위페이는 아직 우승이 없다. 은메달 2개와 동메달 3개가 전부이고, 지난해에는 준우승에 그쳤다. 올해는 아예 입상권에서 밀려났다. 다른 대회에서 쌓은 성적과 견주면, 유독 세계선수권에서 정점 문턱을 넘지 못하는 흐름이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한 번의 부진이 아니라 대회 성격을 탈 만큼 누적된 패턴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세계선수권은 다른 투어 대회와 성격이 조금 다르다. 한 해 한 번 열리는 단판 토너먼트라 한 경기만 삐끗해도 곧바로 짐을 싸야 한다. 랭킹 포인트가 꾸준히 쌓이는 시즌 성적과 달리, 그날의 컨디션과 대진 운이 결과를 크게 좌우한다. 이번 초추웡전처럼 리드를 잡고도 후반에 흔들리면 만회할 다음 경기가 없다는 점에서 타격이 더 크다. 천위페이의 세계선수권 약세를 실력 부족만으로 보기 어려운 이유이자, 동시에 큰 무대에서 마무리가 흔들린다는 약점이 드러나는 지점이기도 하다.
이번 탈락은 시점 때문에 더 얄궂게 읽힌다. 천위페이는 대회를 앞두고 중국 방송에서 "안세영은 불패의 무적이 아니다"라며 견제구를 던졌다. 그런데 정작 16강에서 먼저 짐을 싼 쪽은 본인이었다.
안세영은 같은 날 미아 블리히펠트(덴마크·16위)를 2-0으로 완파하고 8강에 올랐다. 두 선수가 세계선수권에서 다시 맞붙는 그림은 이번엔 성사되지 않는다. 지난해 이 대회 준결승에서 천위페이가 안세영을 꺾었던 것을 떠올리면, 안세영으로서는 껄끄러운 상대가 스스로 빠져 준 셈이다. 다만 세계선수권 밖의 다른 대회에서는 여전히 팽팽한 라이벌인 만큼, 이번 결과 하나로 두 선수의 우열이 정리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안세영의 남은 과제는 8강 상대 한웨(중국)를 넘어 이 대회에서 실제 우승까지 가느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