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가 9월 21일 사타구니 타박상으로 부상자 명단에 오르며 2026시즌을 143경기에서 마감했다. 타율 0.276·10홈런·57타점·12도루로 데뷔 후 개인 최고 기록을 냈지만 후반기 부진과 장타력은 숙제로 남았다. 타박상은 오프시즌 회복이 어렵지 않아 진짜 관전 포인트는 부상 복귀가 아니라 내년 반등 여부다.

이정후의 2026시즌은 다소 허무하게 마무리됐다. 9월 21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자신이 친 파울 타구에 사타구니를 맞았고, 이튿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그를 10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올렸다. 팀은 이미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됐고 정규시즌도 며칠 남지 않아, 이 등재는 사실상 시즌 종료를 뜻했다. 상대 투수도, 수비도 아닌 자신의 타구에 맞아 시즌을 접게 된 점은 예측 불가능한 야구의 한 단면이기도 했다.
부상 자체는 큰 사고는 아니다. 벽에 부딪혀 어깨 수술까지 갔던 데뷔 시즌과 달리, 이번은 타박상이라 수술이 필요한 종류가 아니다. 다만 시즌 막바지에 흐름이 끊긴 채 마침표를 찍었다는 점이 아쉬움을 남긴다. 팀도 가을야구에 실패한 터라, 개인 기록으로 시즌을 정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Mathias Reding
숫자만 놓고 보면 개인적으로는 가장 나은 해였다. 이정후는 올해 143경기에 나서 타율 0.276, 10홈런, 57타점, 65득점, 12도루를 기록했다. 출전 경기와 홈런, 타점, 도루 모두 2024년 메이저리그에 온 뒤 개인 최고 수치다. 큰 부상 없이 한 시즌을 거의 온전히 소화했다는 사실 자체가 데뷔 후 처음이었다.
숫자의 성격도 짚어둘 만하다. 65득점과 12도루는 그가 타선 앞쪽에서 스스로 나가 뛰는 테이블세터 역할을 했다는 뜻이다. 홈런 10개에 비해 57타점이 적지 않은 것도 발과 출루로 쌓은 기여가 컸다는 방증이다.
문제는 마무리 국면이다. 9월 들어 타율이 0.160까지 떨어지며 시즌 타율도 함께 내려왔다. 출루율 0.320, 장타율 0.404에서 보이듯 공을 맞히는 능력에 비해 장타 생산은 여전히 리그 평균을 크게 웃돌지 못했다. 시즌아웃 직후 미국 일부 매체가 트레이드 카드로 그를 거론한 배경에도 이런 장타력 물음표가 있다.
정리하면 올해는 '건강하게 풀시즌을 뛰었다'는 성취와 '해결 못 한 숙제를 그대로 남겼다'는 평가가 동시에 붙는 시즌이다. 두 가지는 모순이 아니라, 다음 시즌을 보는 두 개의 축이다.
부상 회복은 크게 걱정할 대목이 아니다. 사타구니 타박상은 수술 없이 시간을 두고 낫는 부상이라, 겨울 동안 재활할 시간은 충분하다. 즉 내년을 볼 때 확인할 것은 '몸이 돌아오느냐'보다 '경기력이 반등하느냐'다.
관전 포인트를 정리하면 이렇다.
이번 시즌은 반등의 발판이 될 수도, 물음표를 키울 수도 있는 자리에 그를 세워뒀다. 데뷔 후 처음으로 풀시즌을 버텨냈다는 사실은 분명한 진전이지만, 그것만으로 다음 계약과 주전 자리가 보장되지는 않는다. 결국 겨울 동안 무엇을 손보고 오느냐가, 143경기가 남긴 이야기의 다음 장을 정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