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시즌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KT가 11월 6일 3차전에서 삼성에 1-5로 지며 1승 2패로 몰렸고, 역대 이 상황의 선두 팀 우승 확률은 88.9%다. 11월 7일 4차전은 노련한 로건과 열아홉 살 장찬희의 선발 매치업, 삼성 불펜을 끌어낼 초반 승부, 침묵에 발목 부상까지 겹친 2번 안현민의 처리라는 세 지점에서 갈린다. 삼성은 4차전을 잡으면 3승 1패로 매치포인트에 서는 만큼, KT는 이 세 변수를 동시에 풀어야 반격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정규시즌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KT가 1승 2패로 몰렸다. 1차전을 잡을 때만 해도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지만, 대구로 옮긴 2·3차전을 내리 내줬다. 11월 6일 3차전은 5-1 완패였다. 삼성 선발 아리엘 후라도가 7이닝을 1실점(108구, 6피안타 6탈삼진)으로 틀어막는 동안 KT 선발 소형준은 4실점으로 무너졌다. 구자욱의 2타점 3루타가 흐름을 가져갔고, 8회 박승규의 솔로포가 쐐기였다.
숫자가 KT에 가혹하다. 첫 두 경기를 1승씩 나눈 뒤 3차전을 이긴 팀은 역대 18번 중 16번 우승했다. 확률로는 88.9%, 지금 그 자리에 삼성이 있다. 11월 7일 오후 2시 같은 대구 구장에서 열리는 4차전에서 KT가 지면 1승 3패. 되돌리기가 거의 불가능해진다.

Chris F
4차전 선발은 KT 로건 앨런(29)과 삼성 장찬희(19)다. 이 매치업만 떼어 놓고 보면 모처럼 KT 쪽에 기운다. 한쪽은 한 시즌을 외국인 선발로 버틴 노련한 투수고, 다른 쪽은 큰 무대 경험이 적은 열아홉 살 신예다.
2026 시리즈를 미리 짚은 프리뷰들은 공통적으로 "선발이 몇 이닝을 버티느냐"를 승부처로 꼽았다. 양 팀 모두 앞선 경기에서 불펜을 많이 썼기 때문이다. KT로서는 로건이 길게 끌고 가 주면 지친 불펜을 아끼면서 경기를 조일 수 있다. 반대로 삼성은 신예 선발이 흔들릴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 선발 싸움에서 모처럼 KT가 먼저 웃을 여지가 생긴 것이다.
다만 선발의 무게를 뒤집어 보면 KT의 숙제가 보인다. 장찬희가 신예인 만큼 삼성은 그가 길게 던지기를 기대하기 어렵다. 초반부터 불펜을 가동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KT 입장에서 가장 좋은 그림은 1~3회에 장찬희를 흔들어 점수를 뽑고, 삼성 불펜을 예정보다 일찍 마운드로 끌어내는 것이다.
문제는 KT 타선이 지금 그럴 상태냐다. 3차전까지 KT는 후라도를 비롯한 삼성 투수진에 묶였다. 초반에 선취점을 내지 못하고 경기가 중반을 넘어가면, 결국 양 팀 불펜의 체력 싸움이 되는데 이 흐름은 뒤진 쪽에 불리하다. 리드하고 있는 삼성이 필승조를 아껴 쓸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타순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고민은 2번 안현민이다. 1차전에서 홈런 포함 2타점을 올리며 살아났던 그는 2차전 6타수 1안타, 3차전 4타수 무안타로 가라앉았다. 3차전에는 경기 중 발목 불편을 호소하기도 했다. 테이블세터가 막히면 중심 타선으로 연결이 끊긴다.
KT가 택할 수 있는 길은 둘이다. 안현민을 그대로 두고 타격감이 돌아오기를 기다리거나, 발목 상태를 감안해 타순을 조정하는 것이다. 어느 쪽이든 근거가 필요하다. 발목이 스윙에 영향을 줄 정도라면 무리해서 상단에 두기보다 부담이 덜한 자리로 내리거나 교체하는 편이 현실적이다. 반대로 단순한 타격 슬럼프라면, 시리즈 내내 보여준 장타력을 생각할 때 한 타석이 분위기를 바꿀 수도 있다.
삼성은 4차전을 잡으면 3승 1패로 '매치포인트'에 선다. 그 자리에서 우승이 확정되는 건 아니지만, 5차전 한 번만 더 이기면 된다는 압박을 KT에 넘길 수 있다. 삼성에 필요한 건 복잡하지 않다. 구자욱의 방망이(시리즈 타율 0.455, OPS 1.447)가 식지 않고, 선발이 조금 흔들려도 리드를 지킬 불펜 운용이 받쳐 주면 된다.
관전 포인트는 세 가지로 좁혀진다. 열아홉 살 장찬희가 큰 무대의 긴장을 어떻게 견디는가, 로건이 KT의 바람대로 긴 이닝을 책임지는가, 그리고 침묵하던 KT 타선이 구자욱이 버틴 삼성을 상대로 초반에 응수할 수 있는가다. 이 세 장면의 결과가 4차전의 색을, 나아가 시리즈의 향방을 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