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시즌 1위 KT 위즈가 11월 2일 수원에서 한국시리즈를 시작하고, 상대는 11월 1일 대구 5차전에서 가려지는 삼성과 KIA의 승자다. KT는 포스트시즌 내내 쉬며 로테이션을 정비했지만, 그만큼 실전 감각이 식었을 위험도 함께 안는다. 올라오는 팀이 삼성이냐 KIA냐에 따라 타선과 불펜 변수가 달라지는 만큼, 11월 1일 5차전 결과부터 확인하는 게 순서다.
정규시즌 1위 KT 위즈는 90승 5무 49패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했다. 상대 자리는 아직 비어 있다. 삼성과 KIA가 11월 1일 대구에서 플레이오프 5차전을 치른 뒤, 이긴 팀이 11월 2일 오후 6시 30분 수원 KT위즈파크로 올라온다.
플레이오프는 10월 30일 광주 4차전에서 KIA가 삼성을 4-2로 꺾으며 2승 2패 균형이 됐다. 7회 삼성 3루수 김영웅의 실책 뒤 KIA가 3점을 몰아친 경기였다. 결국 시리즈는 단판이나 다름없는 5차전으로 넘어갔다.
Photo by Tomas Eidsvold on Unsplash
KT의 가장 큰 자산은 시간이다. 포스트시즌이 시작된 10월 25일부터만 따져도 한국시리즈 1차전까지 일주일 넘게 공식 경기가 없다. 정규시즌을 1위로 일찍 마친 시점까지 포함하면 공백은 더 길어진다.
이 시간은 선발 로테이션을 원하는 순서대로 짤 수 있게 해준다. 1선발을 충분히 쉬게 한 뒤 1차전에 세울 수 있고, 지친 불펜을 회복시키며 잔부상을 추스를 여유도 생긴다. KT 고영표는 앞서 포스트시즌에서 낮아진 자동투구판정(ABS) 존이 한국시리즈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짚기도 했다. 쉬는 동안 상대 분석과 제구 전략을 가다듬을 시간이 있다는 뜻이다.
문제는 같은 공백이 타격감을 식힌다는 점이다. 실전에서 멀어진 타자는 첫 한두 경기에서 타이밍을 찾느라 고전하는 경우가 많다. 올라오는 팀이 5차전까지 가는 접전을 치르고 곧바로 넘어온다는 점을 생각하면, 초반 두 경기는 쉰 팀과 달아오른 팀의 대비가 그대로 드러나는 구간이 될 수 있다.
삼성이 올라오면 KT는 최형우와 강민호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을 상대해야 한다. 최형우는 4차전에서도 솔로 홈런을 쳤다. 삼성은 불펜에 원태인 같은 카드를 대기시켜 두는 등 투수 운용의 폭이 있는 편이다.
KIA가 올라오면 변수는 타격감과 불펜으로 갈린다. 플러스 요인은 김도영이다. 그는 4차전까지 16타수 7안타, 타율 0.438에 홈런 하나를 보태며 살아났다. 반대로 불안 요소는 계투진이다. 셋업맨 조상우는 정규시즌 72경기 21홀드 평균자책 3.29로 버텼지만, 4차전에서는 최고 구속이 141km에 그쳐 평소보다 공이 가라앉았다. 좌타자를 상대할 불펜 카드도 넉넉하지 않다.
여기에 기록의 무게가 하나 더 붙는다. 3위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은 2015년 두산 이후 없었고, 4위 팀 우승은 아직 사례가 없다. 김도영은 4차전 뒤 "밑에서 올라가는 과정을 좋아한다"며 낭만을 말했지만, 선배들로부터 3·4위로 정상에 오른 전례가 드물다는 쓴소리도 들었다고 전했다. 아래에서 올라온 팀일수록 체력 부담과 징크스를 함께 안고 KT를 만나는 셈이다.
첫째는 11월 1일 5차전 결과다. 상대가 정해져야 KT의 1차전 선발과 맞춤 전략이 드러난다.
둘째는 KT의 1차전 선발과 불펜 운용이다. 긴 휴식 뒤 첫 경기에서 타선이 얼마나 빨리 감을 되찾는지가 시리즈 초반 분위기를 가른다.
셋째는 올라온 팀의 불펜 상태다. KIA라면 조상우의 구속 회복과 좌완 계투, 삼성이라면 선발 뒤를 받치는 중간 계투가 접전의 7~8회를 좌우한다. 어느 팀이 올라오든, 쉰 1위의 타격감과 달아오른 도전자의 체력이 맞붙는 초반 두 경기가 첫 분기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