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금 39개로 종합 3위를 지켰지만 금메달 수는 1982년 이후 44년 만에 가장 적었다. 양궁·수영·탁구 같은 전통 강세 종목이 무너진 반면 야구·축구·농구에서는 일본을 꺾고 금메달을 쓸어담았다. '저조'라는 평가가 어느 종목을 기준으로 삼은 말인지 따져보면 전면적 부진과는 거리가 있다.
이번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은 금 39개, 은 43개, 동 68개로 종합 3위에 올랐다. 순위만 보면 세 대회 연속 3위를 지킨 안정적인 성적이다. 문제는 금메달 숫자다.
금 39개는 1982년 뉴델리 대회(28개) 이후 44년 만에 가장 적은 기록이다. 대한체육회가 잡았던 목표 금메달 40개 선에도 한 개 모자랐다. '저조하다'는 평가는 바로 이 숫자에서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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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성과가 없었던 건 아니다. 펜싱 사브르의 오상욱은 개인전과 단체전을 모두 제패하며 2회 연속 2관왕에 올랐고, 한국 선수단 MVP로 뽑혔다. 단체전 결승에서 일본을 상대로 역전승을 끌어낸 장면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배드민턴 안세영은 여자 단식에서 아시안게임 사상 첫 2연패를 달성했고, 사격 25m 속사권총의 이건혁도 개인전과 단체전을 모두 석권했다.
구기 종목의 선전도 두드러졌다. 야구는 5연패, 축구는 4회 연속 우승을 이어갔고, 농구는 남녀 5대5와 남자 3대3에서 금메달 3개를 챙겼다. 여자 핸드볼은 8년 만에 정상을 되찾았다. 금메달이 나온 세부 종목 수는 22개로, 항저우 대회(20개)보다 오히려 늘었다.
저조론의 근거는 전통 메달밭의 동반 부진이다. 양궁은 금 3개에 그쳐 2002년 부산 대회 이후 최악의 성적을 냈고, 여자 리커브 단체는 8연패 도전이 꺾였다. 수영은 금 1개로, 항저우에서 거둔 6개에서 급락했다.
탁구는 아시안게임 사상 처음으로 은메달 없이 동메달 3개에 머물렀다. 태권도도 금 3개 중 2개가 품새에서 나왔고, 전통적으로 강했던 겨루기 금메달은 1개뿐이었다. 유도 역시 금 1개에 그쳤다.
정리하면 '저조'라는 평가는 금메달 총량과 효자 종목을 기준으로 삼은 말이다. 그 기준에서는 틀리지 않았다. 반대로 종합 순위와 구기 성과를 기준으로 보면 전면적인 부진이라고 부르기는 어렵다.
한 가지 분명한 신호는 일본과의 격차다. 일본(금 83개)과의 금메달 차이가 항저우 때 10개에서 이번에 44개로 벌어졌다. 중국(금 169개)은 12회 연속 종합우승으로 멀찍이 앞서 있다. 3위는 지켰지만, 2위 일본과의 거리는 확연히 멀어졌다는 뜻이다.
| 국가 | 금 | 은 | 동 |
|---|---|---|---|
| 중국 | 169 | 89 | 83 |
| 일본 | 83 | 95 | 91 |
| 한국 | 39 | 43 | 68 |
이번 결과를 한 대회의 부진으로만 읽기는 어렵다. 양궁·수영·탁구처럼 메달을 담보하던 종목이 동시에 흔들린 건 세대교체와 선수층 문제가 겹친 결과로 보는 편이 합리적이다.
다음 대회를 준비한다면 두 가지를 봐야 한다. 하나는 전통 강세 종목의 경쟁력을 어떻게 다시 끌어올릴지, 다른 하나는 일본과 44개까지 벌어진 격차가 일시적인 것인지 구조적인 것인지다. 금메달 숫자 하나로 성패를 가르기보다, 종목별로 나눠 읽을 때 이번 대회의 의미가 더 분명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