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성이 다저스 NLDS 26인 로스터에 유틸리티 요원으로 합류했지만 1차전 선발에서는 빠져 벤치에서 출발한다. 다저스가 거포 콘포토 대신 그를 택한 것은 종반 대주자와 대수비 같은 활용도를 높게 봤기 때문으로, 로버츠 감독도 대주자 기용 가능성을 내비쳤다. 접전 종반 대주자, 리드 시 대수비, 더블스위치, 연장 상황이 김혜성이 투입될 만한 순간이다.

김혜성이 다저스의 NLDS 26인 로스터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1차전 선발 라인업에는 없다. 베츠와 오타니, 프리먼으로 이어지는 주전 라인업이 그대로 나오고, 김혜성은 벤치에서 출발한다.
그렇다고 구경만 하는 자리는 아니다. 다저스는 2루와 유격수, 3루에 더해 중견수까지 소화할 수 있는 김혜성을 유틸리티 요원으로 명단에 넣었다. 선발 출전이 아니라 경기 후반에 쓰기 위한 카드라는 뜻이다.

Reinaldo Simoes
눈여겨볼 대목은 누가 빠졌느냐다. 다저스는 한 방 능력을 갖춘 베테랑 외야수 마이클 콘포토 대신 김혜성을 선택했다. 장타력보다 대주자와 대수비 같은 종반 활용도를 더 높게 본 결정이다.
로스터 구성도 이 선택을 뒷받침한다. 다저스는 투수 12명에 야수 14명으로 명단을 짰다. 주전 라인업을 빼면 벤치에 남는 야수는 다섯 명 남짓이다. 자리가 빠듯할수록 한 명이 여러 역할을 겸할 수 있는지가 중요해진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도 김혜성을 가을야구에서 대주자로 쓸 수 있다는 뜻을 밝혀왔다. 단기전 로스터에서 벤치 한 자리를 내주며 감독이 기대한 것은 홈런이 아니라, 경기 막판에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속도와 수비였다.
짧은 시리즈에서 한 점의 가치는 정규시즌과 다르다. 7~8회 동점이나 한 점 차 상황에서 느린 주자가 1루에 나가 있을 때, 발 빠른 대주자로 교체하면 득점권 진출과 추가 진루, 도루까지 노릴 수 있다.
안타 하나가 득점으로 이어지느냐 마느냐가 주자의 스피드에서 갈리는 장면은 포스트시즌마다 반복된다. 김혜성의 주력은 그 한 끗을 만들기 위해 준비된 카드다.
정규시즌이라면 느린 주자를 그대로 두고 다음 타석을 기다릴 수 있다. 하지만 패배가 곧 탈락으로 직결되는 단기전에서는 종반의 한 베이스가 시리즈를 가른다. 대주자 교체가 정규시즌보다 과감해지는 이유다.
반대로 리드를 지켜야 할 때는 수비가 임무가 된다. 종반에 내야나 외야 수비를 강화하거나, 대타를 쓴 뒤 생긴 수비 공백을 메우는 식이다.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으면 감독의 선택지가 넓어진다.
특히 단기전 로스터는 한 자리가 아깝다. 한 명이 내야 세 포지션과 중견수, 거기에 주루까지 책임질 수 있다면 벤치 한 장으로 여러 상황에 대응할 수 있다. 더블스위치나 연장 승부를 염두에 둔 운용에서 이런 선수의 쓰임새는 더 커진다.
상대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다. 공교롭게도 브레이브스 유격수 김하성이 1차전 9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한국인 내야수끼리의 맞대결이라는 장면도 만들어졌다.
정리하면 김혜성의 투입 시점은 대략 네 가지다.
선발로 나오지 않는다고 역할이 작은 것은 아니다. 단기전은 종반 한 번의 교체가 시리즈 전체를 가르기도 한다. 김혜성이 명단에 든 이유도 바로 그 한 장면을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