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효진과 박하준이 22일 아시안게임 사격 10m 공기소총 혼성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탈락 위기까지 몰렸다가 박하준의 마지막 10.9점으로 일본을 0.4점 차로 제친 이 은메달은 개인전 동메달에 이은 반효진의 이번 대회 두 번째 메달이다. 다만 금메달 결정전에서 세계신기록을 쏜 중국에 밀렸고, 반효진의 10m 공기소총 종목 일정은 이 경기로 사실상 마무리 국면에 들어섰다.

22일 일본 아이치현 종합사격장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10m 공기소총 혼성 단체전. 반효진·박하준 조는 마지막 순간까지 메달을 장담할 수 없었다. 결선 막판, 일본에 근소하게 뒤진 3위로 밀리며 탈락이 눈앞에 온 상황이었다.
한국은 타임아웃을 불렀다. 호흡을 고른 뒤 재개된 사격에서 반효진이 10.3점을 쏘고, 박하준이 10.9점을 명중시켰다. 10점 만점에 가까운 이 한 발이 승부를 뒤집었다. 21발째를 마친 시점에 한국은 440.1점, 일본은 439.7점. 0.4점 차로 일본을 밀어내고 은메달권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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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결이 왜 그렇게 절박했는지는 결선 방식에 있다. 결선은 두 단계로 진행됐다. 먼저 팀당 30발을 쏘는 1차 스테이지에서 한국은 3위로 통과했다. 중국이 1위, 일본이 2위였다.
이어진 2차 스테이지는 한 발씩 점수가 쌓일 때마다 가장 낮은 팀이 탈락하는 방식이었다. 인도가 먼저 떨어졌고, 다음 탈락 후보가 한국과 일본이었다. 여기서 밀리면 동메달, 버티면 은메달 이상이 걸린 갈림길이었다. 박하준의 10.9점은 바로 그 순간 일본을 떨어뜨린 한 발이었다.
일본을 제친 뒤 남은 상대는 중국뿐이었다. 금메달 결정전에서 중국(왕쯔페이·성리하오)은 507.1점으로 세계신기록을 세웠다. 한국은 502.9점. 반효진이 252.6점, 박하준이 250.3점을 보태며 은메달을 확정했다. 금과의 격차는 4.2점이었다.
이 은메달은 반효진에게 각별하다. 이틀 전인 20일, 19번째 생일에 치른 여자 10m 공기소총 개인전에서 그는 230.4점으로 동메달을 따냈다.
반효진은 2024 파리 올림픽 금메달과 2025 세계선수권 우승을 이미 손에 쥔 선수다. 여기에 아시안게임 금까지 더했다면 커리어 그랜드슬램이었지만, 개인전에서 동메달에 그치며 그 도전은 다음으로 미뤄졌다. 그 사이 여자 단체전에서는 한국이 1.3점 차로 4위에 그쳐 메달을 놓치기도 했다.
그런 흐름 속에서 나온 혼성 단체 은메달이라 의미가 남다르다. 개인전에서 아쉽게 놓친 색깔의 메달을, 이번엔 팀으로 지켜냈다. 개인전 동메달에 이어 이번 대회 두 번째 메달이자, 압박 속에서 마지막 한 발을 끝까지 쏴낸 값진 결과다. 짝을 이룬 인천체고 출신 박하준도 전날 메달을 보태 이틀 연속 시상대에 오르며 힘을 실었다.
팬 입장에서 아쉬운 대목은 분명하다. 마지막까지 물고 늘어졌지만 세계신기록을 쏜 중국의 벽은 높았다. 이번 은메달은 잘 버틴 결과이면서, 동시에 금과의 거리를 확인한 경기이기도 했다.
반효진이 주종목으로 삼는 10m 공기소총은 개인전과 여자 단체전, 혼성 단체전으로 이어졌고, 이번 은메달로 관련 일정은 사실상 마무리 국면이다. 추가 개인 종목 출전 여부는 현재로선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아시안게임 사격은 10월 1일까지 이어지는 만큼, 한국 사격 대표팀의 메달 행진이 어디까지 갈지, 그리고 반효진이 남은 일정에서 다시 시상대에 설 무대가 생길지가 지켜볼 지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