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KIA 플레이오프 1차전이 태풍 비로 26일로 밀렸지만 양 팀 선발은 페덱·네일로 유지됐고, 실제로 바뀐 것은 휴식 간격이다. 삼성은 구자욱이 지명타자로 복귀하면서 최형우를 선발에서 뺐는데, 박진만 감독은 단기전 수비를 염두에 두고 좌익수 활용까지 저울질한다. 재개 경기에서는 구자욱의 타격, 최형우의 등장 시점, 김재윤이 빠진 삼성 마무리, KIA 김태군의 안방이 승부를 가를 변수다.

삼성과 KIA의 플레이오프 1차전은 10월 25일 대구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태풍 '참피'가 몰고 온 비로 취소됐다. KBO는 경기 시작 약 1시간 45분을 앞두고 순연을 확정했고, 경기는 26일 오후 6시 30분으로 미뤄졌다. 2차전도 27일로 밀리면서 이후 일정이 하루씩 당겨 늦춰졌다. 3·4차전은 29일과 30일 광주에서 열린다.
흔히 우천 취소는 양 팀에 공평하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번엔 그렇지 않다. KIA는 하루를 더 쉬게 됐고, 삼성은 쉬어서 오히려 불편해진 쪽에 가깝다.

Mark Milbert
하루가 밀렸어도 양 팀 선발은 바뀌지 않았다. 삼성은 크리스 페덱, KIA는 제임스 네일로 예정대로 간다. 취소가 흔든 것은 선발 카드가 아니라 휴식 간격이다.
KIA는 이번 순연으로 외국인 선발 네일과 올러를 4일이 아닌 5일 휴식 뒤 올릴 수 있게 됐다. 단기전에서 에이스의 하루치 회복은 작지 않다. KIA는 준플레이오프에서 4위 LG를 3연승으로 꺾고 올라온 흐름이라, 추가 휴식이 기세를 끊기보다 피로를 덜어주는 쪽으로 작용할 여지가 크다. 반대로 삼성은 10월 12일 정규시즌 최종전 이후 실전이 없었다. 자체 청백전 두 번으로는 실전 감각을 대신하기 어렵다. 쉬는 하루가 KIA에겐 회복이고 삼성에겐 녹슮인 셈이다.
이번 1차전 구상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최형우의 선발 제외다. 지난 시즌까지 KIA에서 뛰다 삼성으로 옮겨 '최형우 시리즈'라는 말까지 나온 그 베테랑이, 하필 친정팀을 만나는 무대에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빈자리를 만든 건 구자욱이다. 부상에서 돌아온 주장이 지명타자로 선발에 복귀하면서 최형우가 맡던 자리가 사라졌다. 박진만 감독의 설명은 분명하다. 최형우를 대타로 한 타석만 쓰고 수비 때문에 바로 교체하는 건 낭비일 수 있으니, 상황에 따라 좌익수 수비까지 맡기는 방안을 고려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단기전의 셈법이 그대로 담겨 있다. 짧은 승부에서는 한 번의 수비 실책이 시리즈를 가른다. 그래서 공격 한 방의 기대보다 수비가 되는 카드의 안정성을 택한 것이다. 득은 뒤를 든든하게 하는 수비, 실은 큰 경기에 강했던 베테랑 타자의 선발 타석을 접었다는 점이다. 최형우 본인도 "중용되지 않을 것 같다"는 말을 남겼다.
정규시즌 2위 삼성과 3위 KIA의 균형은 이 작은 변수들 위에서 흔들린다. 비가 멈춘 26일, 먼저 리듬을 찾는 쪽이 시리즈의 첫 단추를 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