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400m 계주 대표팀이 예선 배턴 인계 실격 판정을 항소로 뒤집고 결선 진출을 확정했다. 심판진은 교대 구역 이탈로 봤지만 대표팀이 제출한 현장 영상이 받아들여져 국제대회에서 드물게 실격이 취소됐다. 결선은 28일 밤 열리며 메달 여부는 아직 미정이니 30m 테이크오버 존 규정과 결선 상대 전력을 함께 보면 결과를 이해하기 쉽다.
메달 기대주로 꼽히던 한국 남자 400m 계주 대표팀이 예선에서 실격 판정을 받았다가, 항소가 받아들여져 결선 진출을 확정했다. 판정 하나에 사라질 뻔한 결선행이 대표팀의 즉각적인 이의 제기로 되살아났다.
김시온(국군체육부대), 나마디 조엘진(예천군청), 이재성(광주시청), 비웨사 다니엘 가사마(안산시청)로 짜인 대표팀은 27일 나고야 미즈호공원 육상경기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예선 2조에서 39초33을 기록했다. 전체 12개 팀 가운데 7위, 8개 팀이 오르는 결선권 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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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가 된 건 기록이 아니라 배턴이었다. 심판진은 1번 주자 김시온이 2번 주자 나마디 조엘진에게 배턴을 넘기는 과정에서 교대 구역을 벗어났다고 보고, 규정 TF 24.7에 따라 실격을 선언했다.
400m 계주에서 배턴은 정해진 구간 안에서만 주고받아야 한다. 이 구간을 테이크오버 존이라 부르는데, 2017년 11월 규정 개정으로 길이가 30m로 통일됐다. 이전에는 20m 인계 구간 앞에 10m 가속 구간을 따로 뒀지만, 지금은 이를 합쳐 하나의 30m 존으로 운영한다.
규칙은 단순하다. 받는 주자는 배턴이 존에 들어오기 전에 손을 댈 수 없고, 넘기는 주자는 존을 벗어난 뒤 배턴을 쥐고 있어서는 안 된다. 이 30m를 벗어나 배턴이 오가면 기록과 상관없이 그 팀은 실격이다.
기록이 아무리 좋아도 배턴 한 번이 어긋나면 결과가 무효가 되는 구조다. 계주에서 인계 구간이 승부의 절반이라 불리는 이유이자, 이번 실격이 그만큼 뼈아팠던 이유이기도 하다.
대표팀은 판정 직후 곧바로 움직였다. 하경수 남자 단거리 대표팀 감독은 "우리가 가진 영상을 모두 제출하면서 실격 대상이 아니라고 즉시 항소했고, 주최 측은 우리의 주장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국제 종합대회에서 심판 판정이 항소로 뒤집히는 경우는 흔치 않다. 판정을 다투려면 감정이 아니라 증거가 필요하고, 이번에는 배턴 인계 장면을 담은 영상이 그 역할을 했다. 결과적으로 실격 처분은 취소됐고, 대표팀은 결선 무대를 되찾았다.
같은 날 여자 400m 계주도 44초94로 전체 8위에 오르며 결선에 합류해, 남녀 동반 결선행이 성사됐다.
남자 400m 계주 결선은 28일 밤에 열린다. 한국은 일본, 중국, 태국, 오만, 대만, 스리랑카, 싱가포르, 사우디아라비아와 메달을 놓고 겨룬다. 예선 기록만 보면 일본, 태국, 오만이 앞선 흐름이라 만만한 판은 아니다.
기대를 걸 근거는 있다. 한국은 1986년 서울과 2022년 항저우 대회에서 이 종목 동메달을 따냈다. 항저우에서는 37년 만에 메달을 보탠 만큼, 이번 결선도 시상대를 노려볼 무대다.
다만 결선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실격이 취소돼 출발선에 다시 선 것까지가 확정된 사실이고, 메달 여부는 오늘 밤 배턴이 네 번 무사히 건네진 뒤에야 가려진다. 예선에서 발목을 잡은 인계 구간을 결선에서 얼마나 안정적으로 넘기느냐가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