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1차전을 앞두고 KIA와 LG가 발표한 엔트리에는 다섯 경기 단기전을 어떻게 치르겠다는 전략이 담겨 있다. 두 팀 모두 투수를 14명씩 등록해 불펜 총력전을 예고했고, 포수 수와 벤치 야수 구성은 대타·대주자 운용의 폭을 가른다. 투수 수, 선발·불펜 분배, 포수 수, 백업 야수와 부상 복귀·제외라는 네 가지만 보면 어느 팀 엔트리든 전력을 읽을 수 있다.

17일 광주에서 KIA와 LG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이 열린다. 경기 전 공개된 엔트리는 그냥 출전 선수 명단이 아니다. 누구를 넣고 뺐는지에 다섯 경기짜리 단기전을 어떻게 치르겠다는 계산이 담겨 있다. 숫자 몇 개만 볼 줄 알면, 어느 팀 엔트리든 전력과 작전의 밑그림을 읽을 수 있다.

Mark Milbert
정규시즌은 매일 경기가 이어져 선발 투수 다섯 명을 돌려 막아야 한다. 준PO는 다르다. 5전 3선승제에 이동일과 휴식일이 끼어 선발이 두세 명이면 충분하고, 승부처마다 불펜을 쏟아부을 수 있다. 그래서 단기전 엔트리는 투수 쪽으로 무게가 쏠린다.
이번 준PO에서 KIA와 LG는 똑같이 투수를 14명씩 등록했다. 야수보다 투수를 많이 넣었다는 건, 한 점 승부에서 투수를 아끼지 않고 교체하는 '불펜 야구'를 염두에 뒀다는 신호로 읽힌다.
투수 수 다음으로 볼 곳은 포수다. 포수는 아무나 대신할 수 없어, 몇 명을 넣느냐가 벤치 운용의 폭을 정한다.
| 구분 | LG 트윈스 | KIA 타이거즈 |
|---|---|---|
| 투수 | 14명 | 14명 |
| 포수 | 2명 | 3명 |
| 내야수 | 8명 | 7명 |
| 외야수 | 6명 | 6명 |
KIA는 포수를 3명 넣었다. 경기 막판 대타로 포수를 빼도 뒤를 받칠 사람이 있다는 뜻이라, 공격적인 대타 작전을 걸기 수월하다. 반대로 포수가 2명인 LG는 주전 포수를 함부로 뺄 수 없어 대타 카드를 아껴 써야 한다. 대신 내야수를 한 명 더 챙겨 수비와 대주자 운용에 폭을 뒀다.
단기전의 승부는 한 점에서 갈린다. 그래서 선발 라인업만큼 벤치에 어떤 야수가 앉아 있는지가 중요하다. 발 빠른 선수는 9회 대주자로 들어가 득점권을 만들고, 좌우 상대에 맞춰 투입하는 대타 한 방이 시리즈의 흐름을 바꾸기도 한다.
엔트리를 볼 때 주전 외의 내야·외야 백업이 몇 명이고, 그중 대주자로 쓸 발 빠른 선수와 한 방이 있는 대타 자원이 있는지를 세어 보면 그 팀의 '뒷심'을 가늠할 수 있다.
엔트리 변동은 팀의 몸 상태를 알려주는 창이다. LG는 목 증세로 와일드카드 명단에서 빠졌던 손주영을 마무리 자원으로 다시 넣었고, 와일드카드전에서 햄스트링 통증으로 교체됐던 신민재는 정밀검진에서 큰 이상이 없어 살아남았다. 막판 무릎 부상이 있던 오지환도 이름을 올렸다. 반면 손용준은 빠졌다.
이런 이름 하나하나가 "누가 뛸 수 있는 몸이고, 감독이 누구를 믿는가"를 보여준다. 핵심 불펜이나 주전 야수가 엔트리에서 보이지 않는다면, 그 팀은 그만큼의 전력 공백을 안고 시리즈에 들어가는 셈이다.
다른 팀 엔트리가 발표돼도 보는 법은 같다. 먼저 투수를 몇 명 넣었는지로 불펜 총력전 여부를 가늠하고, 그중 선발과 불펜이 어떻게 나뉘는지 본다. 다음으로 포수 수로 대타 운용의 여유를, 백업 야수 구성으로 대주자·대타 카드를 확인한다. 마지막으로 전력에서 빠진 이름과 복귀한 이름을 짚으면, 명단 한 장으로 그 팀이 이 시리즈를 어떻게 치르려는지 얼개가 잡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