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한국시리즈 1차전을 8-7로 잡고 2차전 선발로 15승 투수 고영표를, 삼성은 7승의 크리스 페덱을 내세운다. 두 투수 모두 제구와 경기 운영이 강점이라 1차전 같은 난타전보다 초반부터 팽팽한 투수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 고영표가 삼성 중심 타선을 몇 회까지 묶느냐, 삼성이 1차전처럼 중반 이후 반격의 불씨를 살리느냐가 2차전의 갈림길이다.
11월 3일 수원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1차전은 KT가 8-7로 가져갔다. 다만 점수만 보면 접전이지만 과정은 롤러코스터였다. KT는 샘 힐리어드의 2타점 2루타와 안현민의 2점 홈런 등으로 8-0까지 달아났다가, 7회 구자욱의 2점 홈런과 이재현의 2타점 적시타, 8회 김성윤의 적시타에 마무리 박영현의 폭투까지 겹치며 7-8까지 쫓겼다. 결국 2사 만루에서 김현준이 물러나며 삼성의 역전은 무산됐다.
KT 입장에선 이겼지만 삼성 타선이 8점 차를 거의 다 지웠다는 사실이 더 크게 남는다. 1차전 승리 팀이 우승한 확률은 역대 73.8%지만, 삼성의 추격 저력을 확인한 이상 2차전을 편하게 볼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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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 KT 선발은 고영표다. 올해 정규시즌 15승 7패에 평균자책점 3.28을 기록한 팀 내 최다승 투수다. 그의 가장 큰 무기는 구속이 아니라 제구다. 172이닝 넘게 던지면서 볼넷을 단 22개만 내줬다. 스트라이크를 두려워하지 않고 카운트를 잡아가는 유형이라, 득점권에서 실투 하나가 치명적인 큰 경기일수록 가치가 올라간다.
상대가 삼성이라는 점도 KT엔 반갑다. 고영표는 올 시즌 삼성을 상대로 강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강철 감독도 "정규시즌 때처럼 던져주길 기대한다, 컨디션은 나쁘지 않다"고 했다.
삼성이 믿는 건 1차전에서 보여준 중심 타선의 응집력이다. 구자욱과 이재현이 연결되기 시작하면 흐름이 순식간에 넘어온다는 걸 바로 어제 증명했다. 제구형 투수를 상대할 때 타자들의 전략은 분명하다.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노리기보다, 공을 많이 보며 투구 수를 끌어올려 선발을 일찍 끌어내리는 쪽이다. 고영표를 5~6회에 마운드에서 내려오게 만들면, 승부는 양 팀 불펜 싸움으로 넘어간다.
삼성 선발 페덱도 만만치 않다. 7월 합류 뒤 평균자책점 2.95에 퀄리티스타트 9차례를 기록했고, 8월 29일 KT전에서는 6이닝 7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은 적이 있다. 이강철 감독이 "페덱의 구위가 경기의 열쇠"라고 콕 집은 이유다.
| 항목 | 고영표(KT) | 페덱(삼성) |
|---|---|---|
| 정규시즌 승-패 | 15승 7패 | 7승 3패 |
| 평균자책점 | 3.28 | 2.95 |
| 유형 | 제구·운영 | 구위·탈삼진 |
표만 보면 평균자책점은 페덱이 앞서지만, 페덱은 7월 중반 합류라 표본이 적다. 한 시즌을 완주하며 15승을 쌓은 고영표의 꾸준함과, 짧지만 강렬했던 페덱의 구위가 맞붙는 그림이다.
지켜볼 지점은 세 가지다. 첫째, 고영표가 삼성 중심 타선을 몇 회까지 묶느냐다. 6회 이상을 실점 없이 넘기면 KT가 경기를 주도한다. 둘째, 삼성이 1차전처럼 중반 이후 반격의 불씨를 살리느냐다. 삼성 타선은 한 번 불이 붙으면 무섭다는 걸 보여줬다. 셋째, 양 팀 불펜이다. KT는 1차전에서 박영현이 흔들렸고, 접전으로 간다면 뒷문 안정감이 시리즈 전체의 변수가 될 수 있다. 결과는 오늘 저녁 그라운드에서 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