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LG로 돌아온 고우석은 마무리가 아니라 2이닝 승리조로 쓰이고, 9회는 손주영이 그대로 맡는다. 유영찬 시즌 아웃 뒤 선발에서 전환한 손주영이 첫 3연투까지 소화하며 부담이 커진 상황이라, 고우석 합류의 효과는 마무리 교체가 아니라 앞 이닝 분산에 있다. 3위 경쟁이 승률 소수점으로 갈리는 만큼, 남은 경기에서 승리조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배분하느냐가 준플레이오프 직행 여부를 가른다.
3년 만에 LG로 돌아온 고우석의 자리는 마무리가 아니다. 염경엽 감독은 복귀 회견에서 그를 마무리가 아닌 '2이닝 승리조'로 쓰겠다고 밝혔다. 9회를 맡는 마무리는 지금처럼 손주영이 이어간다.
복귀 시점도 곧바로가 아니다. 미국에서 막 돌아온 고우석은 시차 적응을 거쳐 선수 등록을 마친 뒤 마운드에 오른다. 여기에 KBO 규정상 7월 31일 이후 등록된 선수라 올해 포스트시즌에는 나설 수 없다. 정규시즌 남은 경기에서만 던진다는 뜻이다.

Iban Lopez Luna
LG가 고우석을 마무리로 되돌리지 않는 이유는 팀의 지금 약점이 9회가 아니라 그 앞에 있기 때문이다. 염 감독은 "지금은 확실한 승리조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래서 미국에서 멀티 이닝을 소화한 경험을 살려 존 케네디와 고우석을 각각 2이닝을 던질 수 있는 카드로 묶겠다는 구상이다.
고우석의 최근 빅리그 성적은 4경기 1홀드 평균자책점 9.00에 그친다. 표본이 작지만, 곧장 뒷문을 통째로 맡기기보다 승부처 앞 이닝을 분산하는 쪽이 팀 계산에 맞는다.
지금 LG 불펜의 실상은 마무리 한 명에게 짐이 몰려 있다는 것이다. 원래 마무리 유영찬이 5월 팔꿈치 수술로 시즌 아웃되자, 선발이던 손주영이 5월 중순부터 뒷문을 맡았다.
전환은 성공적이었다. 손주영은 9월 3일 두산전 1-0 승리를 지키며 시즌 26세이브째를 챙겼다. 8월 중순 기준으로 멀티 이닝 세이브만 9차례로 리그 마무리 중 가장 많았다. 문제는 그만큼 많이 던졌다는 데 있다. 9월 3일 경기는 그의 프로 데뷔 후 첫 3연투였다. 9월 1일 1.1이닝 16구, 2일 14구를 던진 뒤 사흘째 마운드에 올랐다.
여기에 시즌 중 필승계투조의 핵심이던 장현식이 선발로 이동하면서, 손주영 앞을 받쳐 줄 승리조 자체가 얇아진 상태다.
승리조가 얇으면 리드를 지키는 경기에서 표가 난다. 파이낸셜뉴스 보도에 따르면 LG는 9월 초 잠실에서 열린 삼성전에서 이틀 연속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역전을 허용했다. 구자욱과 디아즈를 앞세운 삼성 타선에 중반 이후 흔들린 결과였다.
한 경기의 붕괴는 흐름 문제일 수 있다. 그러나 마무리 한 명에게 의존하는 구조에서 이런 경기가 반복되면, 손주영을 아끼려다 승리조를 앞당겨 쓰고 다시 뒤가 비는 악순환에 빠지기 쉽다.
LG의 남은 승부는 소수점 싸움이다. 8월 31일 기준 LG는 4위로, 3위 KIA와 승률 0.001 차이였고 남은 경기는 28경기였다. 목표는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하는 3위다. 5강 진출 매직넘버도 있지만, 상위 순위는 한두 경기로 뒤집히는 거리에 있다.
이 정도 격차에서는 타선의 대량 득점보다 1~2점 차 접전을 지켜내는 능력이 순위를 가른다. 그래서 고우석 합류의 진짜 의미는 '마무리 교체'가 아니라 손주영 앞 이닝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메우느냐에 있다.
정리하면 이렇다. 고우석이 등록 뒤 2이닝 승리조로 자리를 잡아 케네디와 함께 6~8회를 정리해 준다면, LG는 손주영의 등판 간격을 확보하며 3위 경쟁을 끌고 갈 여지가 생긴다. 반대로 이 연결이 늦어지면, 접전에서 리드를 놓치는 최근의 장면이 남은 일정에서도 반복될 수 있다.
남은 경기에서 몇 가지만 보면 불펜이 자리를 잡았는지 가늠할 수 있다.
세 가지가 맞물려 돌아가야 고우석 영입이 순위표에 반영된다. 반대로 여전히 손주영에게만 불이 켜진다면, 영입 효과는 숫자보다 늦게 나타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