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레나 리바키나가 2026 US오픈 결승에서 사발렌카를 2-1(6-4, 5-7, 6-2)로 꺾고 첫 우승과 함께 세계 1위에 올랐다. 사발렌카가 99주간 지킨 1위는 사실 결승 전, 리바키나가 4강에 오른 시점에 이미 넘어가 있었다. 카자흐스탄 최초의 세계 1위가 올해 메이저 2관왕으로 뒷받침됐다는 점에서 다음 시즌 판도의 무게추가 옮겨갈지 지켜볼 대목이다.

엘레나 리바키나가 2026 US오픈 여자 단식 정상에 올랐다. 현지시간 9월 12일 뉴욕 플러싱 메도스에서 열린 결승에서 아리나 사발렌카를 2-1(6-4, 5-7, 6-2)로 꺾었다. 대회 첫 우승인 동시에, 사발렌카가 오래 지켜온 세계 1위를 넘겨받은 경기였다.
사발렌카에게는 두 가지를 한꺼번에 잃은 날이었다. 2024년과 2025년 들어 올렸던 US오픈 트로피, 그리고 세계 1위 자리다.

Raj Tatavarthy
1세트는 리바키나가 6-4로 가져갔다. 2세트를 사발렌카가 7-5로 되찾으며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지만, 마지막 세트에서 리바키나가 6-2로 앞서 나가며 경기를 매듭지었다.
사발렌카는 US오픈 3연패를 노리는 입장이었다. 최근 2년간 이 대회를 지배해 온 디펜딩 챔피언이 왕좌를 내준 셈이다. 세트를 주고받은 접전 끝에 갈린 승부라, 리바키나로서는 그동안 이 대회에서 넘지 못했던 벽을 처음으로 넘은 우승이기도 하다.
'왜 넘어갔나'의 답은 결승이 아니라 그 전에 있다. 리바키나는 8강에서 정친원(중국)을 꺾고 4강에 오른 시점에, 다음 주 발표될 랭킹에서 사발렌카를 제치는 것이 확정됐다. 결승 승패와 무관하게 1위가 정해진 상태로 코트에 선 것이다.
이로써 사발렌카의 99주 연속 세계 1위 기록은 마침표를 찍었다. 배경에는 랭킹 포인트 구조가 있다. 사발렌카는 지난해 US오픈 챔피언이라 이 대회에서 지켜야 할 점수가 가장 컸는데, 우승에 실패하면서 방어해야 할 포인트를 대거 잃었다. 반대로 올 시즌 꾸준히 성적을 쌓은 리바키나가 그 격차를 메우고 넘어섰다. 한 경기의 이변이 아니라 한 시즌의 누적이 순위를 바꾼 것이다.
이번 우승은 개인 기록을 넘어선다. 리바키나는 카자흐스탄 선수로는 종목을 통틀어 처음으로 세계 1위에 올랐고, 1975년 WTA 랭킹 도입 이후 30번째로 정상에 선 선수가 됐다.
메이저 성적도 뒷받침한다. 2022년 윔블던에 이어 올해 호주오픈과 US오픈을 우승하며 통산 메이저 3회, 올 시즌만 2관왕이다. 하드코트와 잔디에서 모두 정상을 밟았고, 이제 프랑스오픈 하나만 더하면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완성한다. 1위 등극이 우연이 아니라는 근거가 여기에 있다.
무게추는 리바키나 쪽으로 옮겨갔다. US오픈은 시즌 마지막 메이저라, 이번 1위는 올 시즌을 마무리하며 다음 시즌 초반까지 이어지는 자리이기도 하다. 다만 사발렌카 역시 2위로 내려섰을 뿐 경쟁에서 밀려난 것은 아니다. 두 선수의 격차가 크지 않은 만큼 1위 자리는 다음 대회 몇 번의 결과로 다시 뒤집힐 수 있다.
관전 포인트를 하나 꼽자면 내년 프랑스오픈이다. 리바키나가 이 대회까지 가져가면 커리어 그랜드슬램과 함께 독주 체제가 굳어지고, 사발렌카가 클레이 코트에서 반격에 성공하면 1위 경쟁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다. 아직 결정된 것은 없고, 그래서 다음 시즌을 지켜볼 이유가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