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규는 베식타시가 마르세유를 4-1로 꺾은 유로파리그 1차전에서 후반 37분 교체로 약 13분만 뛰었다. 여름에 합류한 블라호비치가 선발 원톱을 차지하면서 오현규의 서열이 뒤로 밀렸다는 신호다. 다만 블라호비치 결장 시 선발 기회가 왔던 만큼, 징계·부상·과밀 일정에서 출전 시간이 다시 늘 수 있는지가 관전 포인트다.
오현규는 18일(한국시간) 열린 2026-27 UEFA 유로파리그 리그 페이즈 1차전에서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베식타시가 마르세유를 4-1로 완파한 홈경기였지만, 오현규가 그라운드를 밟은 건 후반 37분 주니오르 올라이탕과 교체되면서다. 추가시간을 포함해 약 13분. 승부가 이미 기운 뒤였고, 공격 포인트는 없었다.
경기 자체는 베식타시의 완승이었다. 일한 파킬리가 전반 15분 선제골을 넣었고, 후반 들어 바츨라프 체르니와 아미르 무리요, 어니스트 포쿠가 차례로 득점하며 대회 첫 승을 챙겼다. 문제는 오현규의 자리가 이 큰 그림 안에 없었다는 점이다. 소파스코어 기준 그의 평점은 6.5점으로 팀 내 최저였는데, 13분이라는 짧은 출전 시간을 감안하면 낮은 평점 자체보다 출전 상황이 더 뼈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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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년 전만 해도 오현규는 베식타시의 중심이었다. 2026년 2월 벨기에 헹크를 떠나 약 1400만 유로(약 241억 원)의 이적료로 합류했고, 주전 공격수를 상징하는 9번을 받았다. 지난 시즌 후반기 공식전 16경기에서 8골을 몰아치며 제 몫을 했다.
기류가 바뀐 건 여름 이적시장이다. 감독 빈첸초 이탈리아노가 피오렌티나 시절 함께했던 두산 블라호비치를 직접 설득해 데려왔다. 유벤투스에서 뛰던 26세 공격수로, 유럽 무대 검증을 마친 정통 원톱이다. 감독이 직접 원한 영입인 만큼 선발 순위에서 앞선 건 예견된 수순이었다. 마르세유전에서도 선발 원톱은 블라호비치였고, 오현규는 후반 막판 교체 카드였다.
다만 서열이 굳었다고 단정하긴 이르다. 시즌 초반 블라호비치가 출장 정지로 빠졌을 때 오현규는 선발 기회를 잡았고, 12일 경기에서는 블라호비치 대신 선발로 나와 도움 하나를 만들었다. 골키퍼 선방에 자신의 득점은 무산됐지만 공격 조립에서 존재감을 보였다.
블라호비치가 있을 때 벤치, 없을 때 선발. 지금 오현규의 위치는 이 한 줄로 요약된다. 주전은 아니지만 감독 구상에서 배제된 백업도 아니라는 뜻이다. 베식타시가 초룸전에서 6-2로 이길 때도 오현규는 후반 26분 교체로 들어갔고, 팀은 리그 초반 2승 1패로 상위권을 유지했다.
앞으로 오현규의 출전 시간을 좌우할 변수는 세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블라호비치의 결장이다. 부상이나 징계로 원톱이 빠지면 대체 1순위는 오현규다. 실제로 그런 상황마다 선발 기회가 왔다.
둘째, 일정 과밀이다. 베식타시는 튀르키예 쉬페르리그와 유로파리그를 병행한다. 주중과 주말 경기가 몰리면 블라호비치를 매 경기 풀타임으로 돌리기 어렵고, 로테이션 과정에서 오현규의 선발 또는 조기 투입 가능성이 생긴다.
셋째, 감독의 전술 선택이다. 이탈리아노 감독이 상대에 따라 투톱이나 공격 가담을 늘리는 구성을 쓴다면 두 공격수를 동시에 기용할 여지가 열린다.
지금 필요한 건 초조함이 아니라 준비다. 13분이라는 짧은 시간에도 전방 압박에 가담했다는 평가가 나온 만큼, 다음 기회에서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이 서열을 다시 흔들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유로파리그 리그 페이즈는 이제 막 시작됐고, 경기 수가 쌓일수록 로테이션의 문은 넓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