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은 8월 15일 KIA에 1-6으로 졌지만 5위 KIA가 0.5경기 차라 4위 자리를 지켰다. 한 경기로 순위가 바뀌지 않은 건 두산이 KIA보다 한 경기를 더 이겨 둔 승패 마진 덕분이지만, 대신 전날 반 경기까지 좁혔던 3위 LG와의 격차는 다시 벌어졌다. 16일 광주 재대결에서 KIA가 위닝시리즈를 챙기는지, 두산이 되받아 4-5위 간격을 벌리는지를 확인하면 남은 순위 싸움의 방향이 보인다.
8월 15일 광주에서 두산은 KIA에 1-6으로 졌다. 그런데 순위는 그대로 4위다. 전날 두산에 10-4로 크게 졌던 KIA가 하루 만에 되갚았지만, 5위에서 4위로 올라서지는 못했다.
이유는 승패 마진에 있다. 이날 승리로 KIA는 55승 2무 48패가 됐고 4위 두산을 0.5경기 차까지 따라붙었다. 하지만 0.5경기 차는 두산이 KIA보다 딱 한 경기를 더 이겨 놓은 상태라는 뜻이다. KIA가 한 번 더 이기고 두산이 한 번 더 져야 자리가 바뀐다. 한 경기 결과로 순위가 흔들리지 않은 건 그래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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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로서는 이날 경기가 단순한 1승 이상이었다. 양현종이 퀄리티스타트 플러스로 등판 부담을 덜었고, 김도영이 4회말 최승용의 공을 받아쳐 시즌 35호 홈런을 때렸다. 홈런 선두를 달리는 타자의 방망이가 살아나면 하위 타선까지 흐름을 타기 쉽다.
반대로 두산은 선발 최승용이 3승 8패, 평균자책점 5.53으로 시즌 내내 흔들려 온 카드였다. 공교롭게도 최승용은 KIA를 상대로는 비교적 좋은 성적을 냈던 투수였는데, 이날은 그 상성마저 통하지 않았다. 전날 대승의 기세를 하루 만에 반납한 셈이다.
주목할 부분은 아래가 아니라 위다. 두산은 8월 14일 10-4 승리로 3위 LG와의 격차를 반 경기까지 좁혔다. 당시 LG는 57승 1무 47패로 승률 0.548, 두산은 0.545였다. 승률 차이가 0.003에 불과했다.
15일 패배로 이 접전은 다시 벌어졌다. 4위 자리는 지켰지만, 두산이 노리던 3위 도약은 하루 만에 멀어졌다. 5위와의 거리는 그대로인데 3위와의 거리만 늘어난, 두산 입장에서 가장 아쉬운 형태의 패배다.
같은 카드가 곧바로 이어진다. 16일 광주에서 두산과 KIA가 다시 만난다. 여기서 KIA가 위닝시리즈를 챙기면 0.5경기 차는 유지되거나 더 좁혀지고, 두산이 잡으면 4위와 5위의 간격이 다시 벌어진다. 4-5위 두 팀에게는 순위표를 직접 흔들 수 있는 몇 안 되는 맞대결이다.
세 팀의 목표 지점이 서로 다르다는 점을 봐야 한다.
두산은 위를 본다. LG와 승률이 종이 한 장 차이였던 만큼, 남은 일정에서 LG가 주춤하면 3위 탈환이 현실적인 범위 안에 있다. 다만 그러려면 KIA전 같은 아래쪽 경기부터 흘리지 말아야 한다.
KIA는 뒤늦게 가속이 붙은 쪽이다. 김도영의 클러치 능력이 살아난 지금이 5위 굳히기이자 4위 추격의 적기다. 다행히 6위 한화와는 5경기 차로, 뒤를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앞만 보고 달릴 수 있는 위치다.
두 팀의 무게중심이 다르다는 점도 순위 싸움을 지켜보는 관전 포인트다. 두산은 양의지의 타격이 살아나며 중심 타선에 힘이 붙었고, KIA는 김도영 한 명이 흐름을 바꾸는 팀이다. 한쪽은 두터운 타선으로 밀고, 다른 쪽은 특정 타자의 컨디션에 좌우된다. 짧은 맞대결에서는 김도영 같은 변수가 순간적으로 판을 뒤집기 쉽다.
정리하면 5위 싸움은 사실상 두산과 KIA의 양자 구도다. 6위권과 격차가 벌어져 있어, 남은 변수는 새 팀의 등장이 아니라 이 두 팀의 맞대결 결과에 모인다. 두산이 아래를 흘리지 않고 위를 보느냐, KIA가 상승세를 몰아 4위를 넘보느냐가 관건이다. 16일 광주가 그 첫 분기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