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5년 만의 정규리그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했고, 삼성은 KIA와의 플레이오프를 거쳐 11월 2일 수원에서 맞붙는다. 한 달 가까이 쉰 KT의 실전 공백과 단기전으로 감각을 끌어올린 삼성의 체력 소모가 정면으로 부딪치는 구도다. 선발 로테이션 운용과 중심타선의 집중력, 그리고 양 팀 불펜의 안정감이 승부를 가를 변수다.
두 팀이 한국시리즈에 오른 경로부터 다르다. KT는 10월 5일 롯데를 9-0으로 꺾으며 5년 만에 정규시즌 1위를 확정했다. 창단 첫 100만 홈 관중을 돌파한 날이기도 했다. 그만큼 한 달 가까이 실전 없이 자체 훈련과 연습경기로 컨디션을 관리해 왔다.
삼성은 다르다. 투타 균형을 앞세워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올라왔다. 10월 26일 KIA와의 1차전은 1-5로 졌지만, 이튿날 2차전을 8-3으로 되가져오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단기전을 겪은 팀과 쉰 팀이 11월 2일 수원에서 맞붙는다.
이 차이는 양면적이다. KT는 몸은 개운하지만 실전 감각이 식어 있을 수 있고, 삼성은 감각은 올라왔지만 투수와 체력을 이미 썼다. 승부의 출발점이 여기에 있다.
KT의 시즌 막판 상승세는 수치로도 드러난다. 9월 8일 처음 입은 이른바 '정조대왕 유니폼'을 착용한 25경기에서 20승 2무 3패를 기록했고, 무승부를 뺀 승률은 0.870에 이르렀다. KT는 한국시리즈 전 경기에 이 유니폼을 입기로 했다. 다만 이 숫자는 유니폼의 효과라기보다 1위를 굳히던 시기의 팀 전체 상승세로 읽는 편이 맞다. 그 상승세가 한 달의 공백을 건너 그대로 이어질지가 첫 번째 관문이다.
Photo by Tomas Eidsvold on Unsplash
선발진에서 KT의 여유가 두드러진다. 외국인 투수 로건 앨런은 1위 확정 경기에서 8이닝 무실점을 던졌고, 고영표는 9월 삼성전에서 무실점 호투를 남겼다. 소형준과 오원석이 9월 아시안게임 차출로 로테이션을 비웠던 변수도 포스트시즌 휴식 기간에 정리됐다. 1차전부터 원하는 순서대로 선발을 세울 수 있다는 뜻이다.
삼성은 사정이 복잡하다. 플레이오프에서 크리스 페덱과 에이스 원태인을 이미 등판시켰다. 한국시리즈 1차전에 누구를 올리느냐에 따라 2~3차전 운용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오늘(11월 1일)까지 양 팀의 1차전 선발은 공식 발표되지 않았는데, KT가 로테이션을 짜는 폭이 더 넓은 것만은 분명하다.
타선 색깔도 대비된다. KT는 전반기 팀 타율 1위(0.282)에 오를 만큼 짜임새로 득점한다. FA로 영입한 최원준과 김현수가 테이블세터를 맡아 출루하면, 홈런왕 경쟁을 벌인 샘 힐리어드가 해결하는 구조다. 상위와 중심이 끊기지 않고 이어진다.
삼성은 중심타선의 한 방에 무게가 실린다. 플레이오프 2차선에서 르윈 디아즈의 투런 홈런과 구자욱의 적시타, 베테랑 최형우의 홈런이 승부를 뒤집었다. 상위 타선이 밥상을 차리면 중심타자들이 장타로 끝내는 전형이다.
바꿔 말하면 KT는 꾸준함으로, 삼성은 폭발력으로 점수를 낸다. 단기전에서는 한 경기의 집중력이 시즌 평균보다 크게 작동한다. 중심타선이 터지는 날 삼성이 앞서고, 흐름이 끊기면 짜임새 있는 KT가 유리하다.
반대로 공개된 정보가 적은 영역도 있다. 양 팀의 한국시리즈 불펜 운용은 아직 확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KT는 9월 마무리 자리를 비웠던 시기가 있었고, 삼성은 플레이오프에서 불펜을 이미 소모했을 가능성이 있다. 어느 쪽 뒷문이 더 단단한지는 1~2차전을 봐야 드러난다.
이강철 KT 감독은 "정규시즌 1위의 자부심을 갖고 해 온 야구를 그대로 하겠다"며 통합 우승을 목표로 내걸었다. 동시에 삼성을 "만만치 않은 상대"로 평가했다. 쉰 팀의 자신감과 실전 공백 사이에서 KT의 초반 경기력이 시리즈 전체의 톤을 정할 공산이 크다.
정리하면 세 지점을 지켜볼 만하다.
| 변수 | KT | 삼성 |
|---|---|---|
| 준비 | 한 달 휴식, 실전 공백 | 단기전 감각, 체력 소모 |
| 선발 | 로테이션 풀가동 가능 | PO서 페덱·원태인 소모 |
| 타선 | 짜임새(테이블세터+장타) | 중심타선 폭발력 |
첫째, KT 선발이 1~2차전에서 경기 초반을 틀어막으면 쉰 효과가 그대로 나타나 유리하다. 반대로 실전 감각이 늦게 올라오면 삼성이 초반 흐름을 가져갈 수 있다.
둘째, 삼성 중심타선의 집중력이다. 디아즈·구자욱·최형우가 한 이닝에 몰아치는 날이 몇 번 나오느냐가 관건이다.
셋째, 양 팀 불펜의 안정감이다. 접전으로 갈수록 뒷문이 무너지는 쪽이 시리즈를 내준다. 수원에서 열리는 1~2차전 결과가 이 세 변수의 답을 상당 부분 보여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