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2026시즌 7위로 9년 연속 가을야구에 실패한 뒤, NC를 창단 첫 통합우승으로 이끈 이동욱 감독을 3년 총액 20억 원에 제22대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그가 내세운 데이터와 기본기 중심의 야구는 결국 수비 불안과 하위권 공격 생산성을 숫자로 끌어올릴 수 있느냐의 문제다. NC 시절의 세밀한 수비 시프트와 육성 방식이 선발진이 단단한 롯데에 어떻게 이식되는지가 2027년 성패의 가늠자다.
롯데가 2026시즌을 64승 77패 3무, 승률 0.454로 7위에 마치며 또 가을야구를 걸렀다. 2017년 정규시즌 3위 이후 9년 연속 포스트시즌 탈락이다. 김태형 감독과 결별한 롯데가 다음 사령탑으로 고른 인물은 이동욱 전 NC 감독이다. 계약은 3년, 총액 20억 원 규모다. 계약금과 연봉 구성, 발표 날짜는 매체마다 조금씩 다르게 전해졌다.
그가 특별한 이유는 이력에 있다. 2018년 10월 NC 지휘봉을 잡아 이듬해 10위 팀을 5위로 올렸고, 2020년에는 창단 첫 통합우승을 이끌었다. 공교롭게 그때 한국시리즈에서 꺾은 상대가 두산 김태형 감독, 즉 롯데의 직전 감독이다. 부산 출신으로 1997년 롯데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했으니 친정 복귀이기도 하다.

Bryce Carithers
이동욱 감독이 밝힌 방향은 "데이터와 신뢰를 바탕으로 기본기가 단단한 팀"이다. 일부 보도가 이를 '스마트한 야구'로 요약했지만, 본인의 말을 풀면 결국 두 가지다. 데이터로 판단하고, 수비 같은 기본기로 실점을 줄인다는 것.
이 방향이 공허하지 않은 건 그가 실제로 해본 적이 있기 때문이다. 2020년 한국시리즈에서 NC는 두산의 좌타 거포 김재환·오재일을 상대로 1·2루 간에 내야수를 한 명 더 세우는 시프트를 썼고, 주자 상황과 볼카운트에 따라 수비 위치를 바꿨다. 구단도 이번에 데이터 공유와 전력 분석 강화, 그리고 수비 보완을 전면에 내세웠다. 함께 선임된 이택근 신임 단장은 선수별 맞춤 육성으로 팀 뎁스를 키우겠다고 했다.
과제는 부문별로 성격이 다르다. 롯데의 현재 상태를 나눠 보면 이렇게 정리된다.
| 부문 | 2026년 상태 | 2027년 숙제 |
|---|---|---|
| 수비 | 구단이 콕 집은 약점 | 시프트·포구 안정으로 실점 줄이기 |
| 타선 | 팀 타격 WAR 리그 9위 | 중심 타선 생산성 회복 |
| 투수 | 선발·센터라인 평가 양호 | 선발 자산 유지하며 뒷문 관리 |
수비가 첫 번째 숙제인 이유는 구단이 직접 약점으로 지목했기 때문이다. 이동욱 감독의 가장 뚜렷한 강점이 수비 설계라는 점에서 둘은 맞물린다. 다만 시프트는 현장 지시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야수들의 송구·포구 안정과 데이터 신뢰가 받쳐줘야 효과가 난다.
타선은 숫자가 분명한 숙제다. 2026년 롯데의 팀 타격 WAR은 리그 아홉 번째로, 공격 생산성이 하위권에 머물렀다. 새 4번 타자를 세웠다는 평가가 있었지만 한 명으로 메울 수 있는 격차는 아니다.
투수는 성격이 반대다. 롯데는 선발 다섯 명이 나란히 144이닝을 소화했고 센터라인도 단단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켜야 할 자산이 있다는 뜻이다. 변수는 그 자산을 길게 끌고 가면서 뒷문을 어떻게 세우느냐다.
NC의 2020년 우승은 데이터 투자와 세밀한 운영이 맞물린 결과였다. 다만 당시 NC에는 중심을 받치는 타선이 있었다. 지금 롯데는 투수 쪽이 강점이고 공격이 약한, 어떤 면에서 반대 구조다.
그래서 열쇠는 이식의 순서다. 선발진이라는 자산이 버티는 동안 수비로 실점을 줄여 접전을 만들고, 그사이 육성으로 타선을 끌어올린다면 이동욱식 야구는 롯데에서도 작동할 여지가 있다. 반대로 공격 보강 없이 수비와 데이터만으로 승수를 늘리려 하면 한계가 빨리 올 것이다. 취임식에서 그는 성적으로 보답하겠다고 했다. 그 약속의 실현 여부는 2027년 여름, 순위표가 먼저 말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