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이 9월 개막하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여자 단식 2연패에 도전하며, 성공하면 한국 배드민턴 단식 선수로는 처음이 된다. 무릎 부상을 딛고 이겼던 항저우 때와 달리 지금은 세계랭킹 1위를 100주째 지키고 세계선수권까지 제패한 '지켜야 하는' 위치라는 점이 가장 큰 차이다. 개최지가 일본이라는 점과 최근 다시 만난 라이벌 구도를 보면 경기를 더 흥미롭게 볼 수 있다.
안세영의 지난 아시안게임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무릎을 떠올린다. 코로나로 2023년에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단식 결승에서 그는 1세트 도중 무릎을 다치고도 경기를 포기하지 않았다. 세계 3위 천위페이(중국)를 2-1(21-18 17-21 21-8)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단체전 우승까지 더해 2관왕에 올랐다.
당시는 '투혼'이라는 말이 어울렸다. 부상을 안고도 라이벌을 넘어선 도전자의 승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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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이 지난 지금 안세영의 위치는 달라졌다. 여자 단식 세계랭킹 1위를 2023년 7월부터 100주째 지키고 있고, 2026년 8월 인도 뉴델리에서 끝난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세계선수권까지 우승했다. 한국 배드민턴이 단식에서 세계선수권 정상에 오른 건 손에 꼽을 만큼 드문 일이다.
부담의 성격이 바뀌었다는 뜻이다. 항저우 때가 '이기면 좋은' 도전이었다면, 이번은 '지지 않아야 하는' 수성에 가깝다. 이런 위치는 심리적 무게가 다르다.
정작 본인은 그 무게를 덜어내려는 쪽을 택했다. 세계선수권 우승 뒤 안세영은 부담감은 내려놓고 하고 싶은 플레이를 하며 즐기겠다고 했고, 아시안게임에서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지 스스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성적을 향한 각오보다 태도에 무게를 실은 발언이다.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세계선수권에서 안세영은 여섯 경기를 모두 2-0으로 이기는 완승으로 우승했고, 결승에서는 세계 2위 야마구치 아카네(일본)를 21-17, 21-14로 눌렀다. 세계선수권을 아시안게임 전초전으로 삼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앞서 중국 마스터스에서도 3연패를 달성해, 대회를 앞두고 2주 연속 우승으로 상승세를 탔다.
대표팀 전체 목표도 공격적이다. 박주봉 감독이 이끄는 배드민턴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3개를 노린다. 세계랭킹 1위 남자 복식 서승재-김원호, 세계선수권 정상에 올랐던 여자 복식 이소희-백하나가 함께 나선다. 안세영 혼자가 아니라 여러 종목에서 금을 다툴 전력이라는 점은 항저우 때보다 든든한 대목이다.
경기를 챙겨본다면 몇 가지를 미리 짚어두면 좋다.
종합하면 이번 도전의 핵심은 상대가 아니라 자신이다. 전력과 상승세는 항저우 때보다 앞서지만, 최고의 자리에서 오는 부담을 어떻게 다루느냐가 2연패의 갈림길이 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