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는 8월 12일 잠실 두산전에서 3-0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9회 동점을 내줬지만, 연장 10회초 허인서의 좌선상 2루타로 4-3 승리를 가져왔다. 9회말 박상원이 동점을 허용한 뒤 10회말 이민우가 삼자범퇴로 막아, 블론세이브를 곧바로 세이브로 되갚은 불펜 흐름이 승부를 갈랐다. 선발 화이트의 7이닝 호투가 무산될 뻔한 접전이었던 만큼, 한화가 마무리 이후 뒷문 안정을 이어갈지가 남은 변수다.
한화가 8월 12일 잠실 두산전을 4-3으로 잡았다. 스코어만 보면 한 점 차 신승이지만, 경기 흐름은 세 번 접혔다.
먼저 앞서간 건 한화였다. 선발 오웬 화이트가 7이닝 6피안타 무사사구 7탈삼진 2실점으로 버티는 사이, 타선이 점수를 냈다. 5회초 문현빈이 시즌 11호 솔로 홈런으로 균형을 깼고, 6회초 노시환의 홈인과 최인호의 우전 적시타가 더해지며 3-0으로 달아났다.
화이트의 투구는 내용이 좋았다. 볼넷을 하나도 내주지 않아 제구가 흔들리지 않았고, 2실점 가운데 자책점은 1점뿐이었다. 성적표만 보면 패전을 걱정할 투구는 아니었다. 문제는 그가 마운드를 내려간 뒤였다.
두산의 추격은 화이트가 내려간 뒤 시작됐다. 7회말 박찬호의 좌전 적시타 등으로 두 점을 따라붙어 3-2. 그리고 9회말, 마운드에 오른 박상원이 박지훈에게 우측 선상을 가르는 적시 3루타를 맞고 3-3 동점을 허용했다. 다 잡은 듯했던 경기가 원점으로 돌아간 순간이다.

Arturo Megargel
승부는 연장 10회초에 갈렸다. 여기서 짚어둘 점 하나. 이날 허인서의 결승타는 흔히 말하는 끝내기, 즉 홈팀의 마지막 공격에서 나온 안타가 아니다. 한화는 원정팀이었고, 10회초 공격에서 앞서 나간 것이다.
과정은 이랬다. 노시환이 중전 안타로 나가고 김태연이 희생번트로 주자를 2루에 보냈다. 이어 상대 투수의 폭투로 노시환이 3루까지 진루해 1사 3루. 타석에 들어선 23세 포수 허인서가 3루수 키를 살짝 넘기는 좌선상 2루타를 때렸고, 노시환이 홈을 밟아 4-3이 됐다. 컨택에 집중했다는 그의 한 방이 리드를 되찾아왔다.
원정팀이 10회초에 앞섰다는 건, 아직 경기가 끝나지 않았다는 뜻이다. 10회말을 막아야 승리가 확정된다. 그래서 이날의 실질적 승부처는 불펜 운용이었다.
9회 동점을 내준 게 박상원이었다면, 10회말은 이민우의 몫이었다. 이민우는 연장 마지막 이닝을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정리하며 시즌 7세이브를 챙겼다. 한 이닝 사이에 블론세이브가 세이브로 뒤집힌 셈이다. 화이트의 7이닝 호투가 자칫 승리 없이 사라질 뻔한 접전을, 마무리의 세 타자 처리로 붙잡았다.
타선이 10회초에 다시 앞서준 덕에 불펜의 실점이 패배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도 함께 봐야 한다. 야수와 투수가 번갈아 실점을 메운 경기였고, 그 마지막 조각을 이민우가 채웠다.
이날 승리로 한화는 시즌 48승 3무 50패로 6위에 자리했다. 반대로 두산은 5연승 문턱에서 발이 묶였고, 경기 후 KIA에 4위 자리를 내주며 5위로 밀렸다. 순위 싸움이 촘촘한 시기라 한 경기의 무게가 가볍지 않다.
젊은 포수가 안방을 지키면서 결정적 타격까지 해결했다는 점도 한화로선 반길 장면이다. 다만 한 경기의 결승타를 흐름으로 단정하긴 이르다.
한화 입장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뒷문이다. 9회 동점을 내주고도 곧바로 10회를 잠근 이날 흐름이 반복 가능한지가 관건이다. 선발이 길게 버텨준 경기를 불펜이 끝까지 지켜내느냐가, 가을을 향한 추격의 현실적인 변수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