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8월 15일 토트넘 주장 출신 센터백 크리스티안 로메로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로메로는 수비 자원이라 공격형 미드필더 이강인과 포지션이 겹치지 않아 출전 경쟁의 직접 변수는 아니다. 8월 16일 말라가와의 홈 개막전에서 로메로의 선발 여부와 이강인 투입 시점을 함께 보면 시메오네의 구상이 드러난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8월 15일 크리스티안 로메로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토트넘에서 주장을 맡았던 28세 아르헨티나 대표팀 센터백이다. 이적료는 총 4000만 유로, 우리 돈 약 656억원 규모다. 기본 이적료 3300만 유로에 옵션 700만 유로가 붙는 구조이고, 토트넘은 아틀레티코가 로메로를 다시 팔 경우 이적료의 15%를 받는 셀온 조항을 넣었다. 계약은 2031년 6월 30일까지 5년이다.
이 소식을 이강인 이야기로 옮기면 첫 질문은 하나다. 같은 팀에 수비수가 한 명 더 왔는데 이강인 출전이 줄어드나. 결론부터 말하면 로메로는 이강인의 경쟁 상대가 아니다. 로메로는 오른발 센터백이고, 이강인은 2선과 측면을 오가는 공격 자원이다. 뛰는 구역 자체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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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레티코가 로메로를 데려온 이유는 수비 라인의 무게감이다. 로메로는 토트넘에서 통산 156경기 13골 7도움을 남겼고, 2024-25시즌 유로파리그 우승의 중심 수비수였다. 개인 기록보다 중요한 건 대인 방어와 라인 통솔 능력이다. 시메오네 감독의 아틀레티코는 전통적으로 실점을 틀어막고 경기를 관리하는 팀이다. 그 색깔을 다시 진하게 만들 카드로 백라인의 리더를 고른 셈이다.
토트넘 주장을 데려오면서 붙은 상징성도 있다. 로메로는 손흥민과 한솥밥을 먹었던 선수이고, 이번에는 이강인과 같은 팀이 됐다. 하지만 팬 입장에서 실제로 중요한 건 상징이 아니라 로메로가 채운 자리가 어디냐다. 그 자리는 이강인 앞쪽이 아니라 뒤쪽이다.
이강인은 지난여름 PSG에서 약 3500만 유로에 아틀레티코로 옮겼고, 등번호 7번을 받았다. 8월 9일 서울에서 열린 맨체스터 시티와의 친선경기에서 후반 19분에 교체 투입되며 새 유니폼을 입고 첫 발을 뗐다.
시메오네 감독은 이강인을 세컨드 스트라이커, 측면, 미드필더와 수비 사이의 좁은 공간까지 두루 쓸 수 있는 선수로 설명했다. 뒤집어 말하면 고정된 한 자리가 정해지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감독은 이강인이 팀 훈련을 충분히 소화하지 못해 경기 리듬을 찾을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고, 실제로 초반에는 경기 흐름을 바꾸는 조커로 기용할 뜻을 내비쳤다.
그래서 이강인의 출전 시간을 좌우하는 변수는 로메로가 아니다. 그리즈만을 비롯해 이미 자리를 잡은 공격 자원들과의 경쟁, 그리고 감독이 이강인을 언제부터 선발로 신뢰하느냐다. 로메로 영입은 이 그림에 직접 손을 대지 않는다.
직접 경쟁은 아니어도 간접 효과는 있다. 수비가 단단해지면 시메오네는 뒤를 덜 걱정하고 앞선에 변화를 줄 여유가 생긴다. 후반에 한 골이 필요할 때 수비 한 자리를 공격 카드로 바꾸는 선택이 쉬워진다. 이강인 같은 조커에게는 나쁠 게 없는 환경이다.
반대 방향의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 로메로가 자리를 잡으면 팀이 더 안정 지향으로 기울어 교체 카드를 수비 쪽에 먼저 쓸 수도 있다. 어느 쪽으로 갈지는 감독의 선택이라 지금 단정하긴 이르다.
마침 확인할 무대가 바로 앞이다. 아틀레티코는 8월 16일 홈에서 승격팀 말라가와 라리가 개막전을 치른다. 로메로 발표 다음 날이다.
체크포인트는 세 가지다. 첫째, 로메로가 곧바로 선발 센터백으로 나오는지, 아니면 손발을 맞출 시간을 두고 벤치에서 시작하는지다. 둘째, 백라인이 로메로 합류로 조합을 바꾸는지다. 셋째, 이강인이 몇 분에 들어오느냐다. 개막전부터 이른 시간에 투입된다면 감독의 신뢰가 빠르게 올라오고 있다는 신호이고, 늦게 나온다면 당분간 조커 역할이 이어진다고 읽으면 된다. 9월에는 마드리드 더비가 기다리고 있어, 개막전 운용은 이후 큰 경기의 예고편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