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혁이 8월 27일 두산과의 연장 11회말 데뷔 첫 끝내기 솔로포를 쳐 KT가 5-4로 이기며 이틀 연속 끝내기 승리를 완성했다. 전날 김현수의 끝내기까지 이어진 접전 뒷심으로 KT는 2위 삼성에 0.5경기 앞선 선두를 지켰다. 28일부터 대구에서 열리는 삼성과의 3연전이 곧바로 1위 자리를 건 직접 대결이라, 이 승부가 순위 판도를 가른다.

8월 27일 수원KT위즈파크. 두산과 4-4로 맞선 연장 11회말, 타석에 들어선 건 장진혁이었다. 그의 방망이에서 나온 솔로 홈런이 경기를 그대로 끝냈다. 최종 스코어 5-4, 데뷔 이후 처음 맛본 끝내기였다.
장진혁은 그동안 주전보다 백업으로 뛴 시간이 길었던 선수다. 결정적인 순간에 나온 첫 끝내기포라 개인적으로도, 팀 순위로도 의미가 컸다. 경기 뒤 장진혁은 타석에 들어가기 전 유한준 코치가 "홈런 쳐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Phil Evenden
이 승리가 특별한 건 하루짜리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KT는 바로 전날인 26일에도 9회말 김현수의 끝내기 역전 적시타로 이겼다. 이틀 연속 끝내기, 2연승이다.
순위 싸움에서 이런 접전 뒷심은 승수 하나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선두 경쟁이 촘촘할수록 크게 이기는 경기보다 아슬아슬한 1점 차 승부를 몇 번 잡아내느냐가 순위를 가른다. 이틀 연속 나온 끝내기는 모두 1점 차 승부였다. KT는 그런 경기를 연달아 자기 것으로 만들며 1위 자리를 놓지 않았고, 2연승 흐름을 탄 채 곧바로 최대 고비인 대구 원정으로 향한다. 분위기를 끌어올린 시점이 하필 삼성과의 직접 대결 직전이라는 점도 KT에는 나쁘지 않다.
순위표를 보면 얼핏 헷갈릴 수 있다. KT는 66승 3무 42패, 2위 삼성은 67승 3무 44패다. 이긴 경기 수만 보면 삼성이 한 경기 더 많다.
KBO 순위는 승수가 아니라 승률로 매긴다. 삼성은 이긴 경기도 많지만 진 경기가 두 경기 더 많다. 패가 적은 KT의 승률이 근소하게 앞서면서, 두 팀 격차는 0.5경기 차로 KT가 위에 있다. 이 0.5경기라는 숫자가 이번 이틀 연속 끝내기의 무게를 설명해준다. 한 경기만 삐끗했어도 순위가 뒤집힐 수 있는 간격이었다.
정규시즌 1위가 중요한 이유는 성적표 그 이상이다. KBO는 정규리그 1위 팀에게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준다. 2위 아래는 가을야구에서 한 단계씩 사다리를 타고 올라와야 한다. 0.5경기 차 선두 다툼이 시즌 막판에 이렇게 치열한 건, 지금 이 순위가 곧 포스트시즌 출발 위치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남은 순위 경쟁에서 가장 먼저 봐야 할 변수는 분명하다. 28일부터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KT와 삼성이 주말 3연전을 치른다. 0.5경기 차 1, 2위가 곧바로 맞대결을 벌이는 일정이다.
이 3연전은 단순한 세 경기가 아니라 순위를 직접 주고받는 무대다. KT가 위닝시리즈를 가져가면 선두 자리를 좀 더 안정적으로 굳히고, 삼성이 앞서면 1위가 뒤바뀔 수 있다. 삼성 박진만 감독도 "신경이 안 쓰인다면 거짓말"이라며 이 맞대결을 의식하고 있음을 감추지 않았다.
결국 이틀 연속 끝내기로 만든 선두는 대구 3연전의 출발선일 뿐이다. 상대 전적과 홈 이점, 선발 로테이션이 어떻게 맞물리는지를 함께 보면, 이번 주말이 지난 뒤 순위표가 지금과 같을지 여부를 가늠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