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베르토 모레노 임시 감독이 9월 14일 취임 회견과 함께 9·10월 A매치 명단을 발표하며, 이는 북중미 월드컵 탈락과 홍명보 전 감독 퇴진 이후 처음 짜이는 대표팀이다. 손흥민·이강인·김민재 같은 주축을 그대로 안고 갈지, 재편을 명분으로 K리거와 새 얼굴을 시험할지가 첫 명단의 방향을 가른다. 계약이 11월까지인 임시 체제이되 아시안컵 연장 옵션이 걸린 만큼, 이번 명단은 완성형이 아니라 실험의 출발선으로 보는 것이 좋다.

로베르토 모레노 임시 감독이 9월 14일 오후 2시 충남 천안 코리아풋볼파크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열고 9·10월 A매치에 나설 대표팀 명단을 직접 발표한다. 전날 입국한 그가 내놓는 사실상 첫 공식 행보다.
이번 명단이 특별한 이유는 시점에 있다.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과 홍명보 전 감독의 퇴진 이후 처음으로 짜이는 대표팀이기 때문이다. 누구를 남기고 누구를 새로 부르느냐가 곧 월드컵 이후 재편의 방향을 보여준다.

Franco Monsalvo
모레노 감독은 스페인 출신으로, 바르셀로나 코치와 스페인 대표팀 임시 감독을 거쳤다. 한국 대표팀을 맡은 첫 스페인 국적 지도자다. '임시'라는 꼬리표가 붙은 건 감독 공백을 급히 메워야 했기 때문이다.
계약 기간은 일단 11월 27일까지로, 이 사이 9~10월 네 경기와 11월 두 경기, 모두 여섯 경기를 지휘한다. 성적과 선수단 운영에 대한 평가가 좋으면 2027년 1월 아시안컵까지 지휘봉을 이어가는 연장 옵션이 걸려 있다. 짧게는 두 달, 길게는 아시안컵까지 바라보는 자리인 셈이다.
임시 체제로 출발한 데는 협회 사정도 있다. 감독뿐 아니라 대한축구협회 회장 자리까지 비어 있어, 정식 사령탑 선임은 새 지도부가 꾸려진 뒤에야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다. 그만큼 모레노호의 이번 명단은 정식 감독이 물려받을 밑그림의 성격도 띤다.
첫 시선은 기존 주축에 쏠린다. A매치 최다인 147경기를 뛴 손흥민(LAFC)을 비롯해 이강인, 김민재 같은 유럽파 핵심을 그대로 중용할지, 아니면 재편을 명분으로 변화를 줄지가 갈림길이다.
특히 손흥민을 어디에 세우느냐도 관심사다. 익숙한 왼쪽 측면에 둘지, 중앙 공격수로 역할을 옮길지에 따라 팀 색깔이 달라진다. 두 달짜리 임시 체제라 급격한 실험보다 검증된 자원을 안고 갈 가능성이 있지만, 아시안컵 연장을 염두에 두면 새 얼굴을 미리 시험할 이유도 충분하다.
이번 명단에 K리그에서 물오른 선수들의 이름이 오를지도 관전 요소다. 서울의 정승원은 7~8월 두 달 동안 8골 3도움을 몰아쳤고, 전북 이승우도 올 시즌 지난해의 두 배가 넘는 8골 3도움을 기록 중이다. 마침 아시안게임 차출로 젊은 해외파 일부가 빠질 수 있어, 그 공백이 K리거나 새 얼굴에게 기회로 돌아올 수 있다.
모레노호는 21일 소집을 시작해 24일 에콰도르, 28일 우루과이와 맞붙는다. 14일 명단은 그 실전의 예고편이자, 월드컵 이후 한국 축구가 어디로 방향을 트는지 보여주는 첫 지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