즈베레프가 8강에서 판더잔트쉴프를 6-2, 7-5, 6-1로 꺾고 올 시즌 네 개 메이저 4강을 모두 채우며 독일 남자 최다인 시즌 23승째를 기록했다. 현지시간 11일 하차노프와의 4강은 상대전적 6승 3패로 앞선 즈베레프가 우세하지만 하차노프의 강한 서브가 변수다. 서브 대결과 1세트 초반 기세, 셸턴·티아포 승자와의 결승 시나리오를 순서대로 지켜보면 흐름이 잡힌다.

알렉산더 즈베레프가 US오픈 4강에 올랐다. 8강에서 네덜란드의 보티치 판더잔트쉴프를 6-2, 7-5, 6-1로 눌렀는데, 두 세트를 한 게임씩만 내준 사실상 완승이었다.
이 승리에는 숫자로 남는 의미가 붙었다. 즈베레프는 이번 승리로 올 시즌 메이저 대회 23승째를 채웠다. 독일 남자 선수가 한 해에 거둔 메이저 최다승으로, 보리스 베커가 갖고 있던 기록을 넘어선 것이다. 시즌 그랜드슬램 성적은 23승 2패다.
기록은 하나 더 있다. 즈베레프는 올해 호주오픈부터 US오픈까지 네 개 메이저 대회 4강에 모두 올랐다. 커리어 처음이자, 오픈시대에 한 해 4대 메이저 준결승을 밟은 아홉 번째 선수다. 이번이 시즌 네 번째, 통산 열세 번째 메이저 4강이다. 다만 즈베레프는 아직 메이저 우승이 없다. 여러 차례 결승과 4강 문턱에서 멈췄던 그에게, 올 시즌의 꾸준함을 첫 우승으로 마무리할 수 있느냐가 남은 물음이다.

Daniel Neves Cotta
4강 상대는 카렌 하차노프다. 둘의 상대전적은 즈베레프가 6승 3패로 앞서 있어, 기록만 보면 즈베레프 쪽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승패를 미리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가 몇 가지 있다.
첫째는 서브 대결이다. 즈베레프는 8강에서 상대에게 좀처럼 기회를 주지 않는 서브 게임을 보여줬다. 하차노프 역시 강한 서브와 큰 스트로크를 앞세우는 유형이라, 서로의 서브 게임을 얼마나 지켜내느냐가 세트의 향방을 가른다. 브레이크 한 번이 세트를 통째로 넘길 수 있는 매치업이다. 게다가 그랜드슬램 남자단식은 5세트 경기다. 3세트 투어 대회의 상대전적이 그대로 재현된다는 보장은 없고, 체력과 집중력을 길게 유지하는 쪽이 유리하다.
둘째는 초반 기세다. 랭킹과 상대전적에서 앞선 즈베레프가 흐름을 먼저 쥐면 경기는 빠르게 기운다. 반대로 하차노프가 1세트를 가져가 즈베레프를 흔들 수 있다면, 예상과 다른 장기전이 펼쳐질 수 있다. 1세트 결과에 눈을 두는 이유다.
기록 측면에서 즈베레프의 남은 과제는 분명하다. 시즌 4강 스윕은 이미 이뤘으니, 이번엔 그 4강을 결승으로 바꿀 수 있느냐다. 8강에서 두 세트를 한 게임씩만 내준 폼이 유지된다면 유리하지만, 준결승은 상대의 압박 강도가 한 단계 올라가는 무대다. 초반 몇 게임의 리턴 게임에서 즈베레프가 하차노프의 서브를 얼마나 흔드는지가 실마리가 된다.
경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붙잡고 보기 어렵다면, 몇 개의 길목만 짚어도 흐름을 따라갈 수 있다.
경기는 현지시간 9월 11일 오후, 아서 애시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한국에서는 12일 새벽 시간대에 중계로 볼 수 있다. 즈베레프가 기록 행진을 결승까지 이어갈지, 하차노프가 상대전적의 열세를 뒤집을지가 이 경기의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