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다인이 KG 레이디스 오픈에서 최종 17언더파로 2위를 3타 차 따돌리며 대회 15년 역사상 첫 2연패에 성공했다. 연장 행운으로 갈렸던 지난해 첫 승과 달리 올해는 최종 라운드 초반 5연속 버디로 격차를 벌린 완승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다르다. 남은 시즌에는 이 경기력을 낯선 코스에서도 재현하느냐가 그의 위치를 가를 관전 포인트다.
신다인이 8월 30일 막을 내린 KLPGA 투어 KG 레이디스 오픈에서 최종 합계 17언더파 271타를 적어내며 우승했다. 2위 박혜준을 3타 차로 따돌린, 마지막 홀까지 순위가 바뀔 일이 없던 우승이다.
승부는 최종 라운드 전반에 갈렸다. 공동 선두로 출발한 신다인은 3번 홀부터 5개 홀 연속 버디를 잡아 단숨에 앞서 나갔다. 9번 홀에서 이날 유일한 보기를 적었지만 10번과 11번에서 곧바로 되찾았고, 15번과 17번에서 버디를 하나씩 더해 8언더파 64타로 라운드를 마쳤다. 버디 아홉 개에 보기 하나. 추격을 허용하지 않는 스코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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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코스, 같은 대회지만 우승을 손에 넣은 방식은 정반대였다. 지난해 신다인은 정규투어 데뷔 첫 승을 이 대회 1차 연장에서 거뒀다. 연장 티샷이 카트 도로 아스팔트에 떨어져 400m 넘게 굴러가는 행운까지 겹친, 말 그대로 극적인 승부였다.
올해는 그런 장면이 필요 없었다. 신다인 본인도 "나도 놀랄 정도로 신들린 경기였다"며 "중거리 퍼트가 정말 잘 떨어졌다"고 했다. 지난해가 마지막 순간의 운으로 갈린 우승이었다면, 올해는 라운드 초반에 격차를 벌려 놓고 지켜낸 우승이다. 같은 사람이 1년 사이에 보여준 두 장면의 결이 이렇게 다르다.
숫자로 봐도 여유의 크기가 다르다. 지난해는 정규 라운드를 마치고도 승부가 나지 않아 연장까지 가서야 우승이 확정됐지만, 올해는 최종 합계 17언더파로 2위와 3타를 남긴 채 마지막 홀에 들어섰다. 3타는 마지막 한 홀에서 상대가 이글을 잡아도 뒤집기 어려운 격차다. 우승을 놓고 마음 졸일 구간이 사실상 없었다.
굳이 판단을 붙이자면, 챔피언에게 더 값진 쪽은 올해다. 디펜딩 챔피언이라는 부담을 안고 나선 대회에서 연장이나 상대의 실수에 기대지 않고 자기 스코어로 승부를 끝냈기 때문이다. 신다인이 "언제 우승해도 이상하지 않을 실력을 갖췄다는 걸 증명하고 싶었다"고 말한 것도 이 지점과 맞닿아 있다.
기록으로도 무게가 있다. KG 레이디스 오픈은 2011년 창설돼 올해 15회째를 맞았는데, 2년 연속 정상에 오른 선수는 신다인이 처음이다. 15년 동안 나오지 않던 타이틀 방어를 그가 해냈다.
개인 이력도 독특하다. 그의 정규투어 통산 2승이 모두 이 대회에서 나왔다. 첫 승도, 방어 우승도 같은 무대다. 한 선수가 특정 대회에서만 강한 흐름을 이어가는 일은 흔치 않다. 우승 상금은 1억 8000만원.
이번 우승의 의미는 단순한 2승째가 아니라 '기복'이라는 꼬리표를 스스로 떼어냈다는 데 있다. 연장 행운으로 첫 승을 신고했던 선수가 1년 만에 격차를 벌리는 완승형 우승을 해냈다면, 남은 시즌에서 확인할 것은 이 경기력을 다른 코스에서도 재현하느냐다.
특히 한 대회에 강한 선수가 낯선 코스, 다른 잔디, 다른 바람에서 같은 퍼트 감각을 유지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이번처럼 초반에 스코어를 몰아치는 공격적인 운영이 계속 통한다면, 신다인은 'KG 스페셜리스트'를 넘어 시즌 상위권을 다투는 이름이 될 수 있다. 반대로 이번 감각이 이 코스에 한정된 것이라면, 다음 대회 성적이 그 답을 먼저 보여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