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틴 딘이 8월 13일 시즌 32호를 쳤지만 이틀 뒤 김도영이 35호를 터뜨리며 홈런 1위 격차가 3개로 벌어졌다. 6월 말 한때 오스틴이 앞섰던 레이스가 최근 김도영의 페이스와 오스틴의 불리한 홈구장 잠실 탓에 김도영 쪽으로 기울었다. 남은 경기에서 오스틴이 3개 이상 앞서야 뒤집을 수 있어, 두 선수의 홈런 페이스 차이가 이 레이스의 관전 포인트다.
오스틴 딘(LG)이 8월 13일 시즌 32호 홈런을 쳤다. 이날까지 홈런 순위는 김도영(KIA) 34개, 오스틴 32개, 샘 힐리어드(KT) 30개로 두 개씩 벌어진 등차수열 모양이었다. 그런데 이틀 뒤 판이 다시 움직였다. 김도영이 8월 15일 시즌 35호를 터뜨리면서 격차가 3개로 벌어진 것이다.
8월 16일 기준 홈런 1위는 김도영 35개, 2위 오스틴 32개, 3위 힐리어드 30개다. 오스틴이 추격의 발판을 놓은 직후, 선두가 곧바로 달아난 셈이다.
| 선수 | 팀 | 시즌 홈런 |
|---|---|---|
| 김도영 | KIA | 35 |
| 오스틴 딘 | LG | 32 |
| 샘 힐리어드 | KT | 30 |
Photo by Clayton Cardinalli on Unsplash
두 선수의 레이스는 원래 엎치락뒤치락이었다. 6월 29일만 해도 오스틴이 24호, 김도영이 23호로 오스틴이 앞서 있었다. 7월에는 둘 다 6개씩 몰아쳐 나란히 담장을 넘겼고, 7월 30일 김도영 32호, 오스틴 31호로 한 개 차까지 좁혀졌다.
흐름이 갈린 건 그 이후다. 김도영은 7월 31일 33호를 친 뒤 8월 12일과 15일에도 홈런을 추가하며 페이스를 유지했다. 반면 오스틴은 8월 13일 32호 이후 추가포가 나오지 않았다. 최근 며칠만 놓고 보면 방망이가 더 뜨거운 쪽은 김도영이다.
오스틴의 장타력 자체가 떨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7월 30일 잠실 키움전에서는 안우진의 시속 154㎞ 직구를 받아쳐 비거리 126.6m짜리 좌월 솔로 홈런을 만들었다. 구위 좋은 공을 담장 밖으로 넘기는 힘은 여전하다는 뜻이다. 문제는 최근 그 타구가 홈런으로 연결되는 빈도가 김도영보다 낮았다는 데 있다.
숫자 밖의 변수도 있다. 오스틴의 홈구장 잠실은 국내에서 홈런이 가장 적게 나오는 구장으로 꼽힌다. 같은 타구라도 다른 구장이면 넘어갈 공이 잠실에서는 담장 앞에 잡히는 경우가 있다. 3개 차를 뒤집어야 하는 오스틴 입장에서는 홈경기보다 원정에서 승부를 봐야 하는 조건인 셈이다.
LG 구단에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팀 역사상 처음으로 홈런왕을 배출할 기회를 잡았지만, 김도영의 상승세에 밀려 그 가능성이 다시 멀어졌다.
지금 판세는 김도영 쪽으로 기울어 있다. 다만 홈런왕은 남은 경기에서 얼마든지 뒤집힐 수 있는 타이틀이다. 관건은 두 선수의 홈런 페이스 차이다.
기준은 단순하다. 오스틴이 앞서려면 시즌이 끝날 때까지 김도영보다 홈런을 최소 3개 더 쳐야 한다. 이를 가늠하려면 세 가지를 보면 된다. 첫째, 오스틴의 원정 경기 홈런 생산력이다. 잠실 밖에서 몰아칠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 둘째, 김도영의 페이스 유지 여부다. 최근처럼 사흘에 한 번꼴로 홈런이 나오면 격차는 유지되거나 더 벌어진다. 셋째, 힐리어드의 추격이다. 30호로 3위인 그가 살아나면 두 선수만의 2파전이 아닐 수도 있다.
결과를 지금 단정하기는 이르다. 부상이나 슬럼프 같은 변수가 남았고, 홈런은 짧은 기간에 몰아치는 성질이 있다. 확실한 건 오스틴이 8월 13일 32호로 불씨를 살렸다는 사실, 그리고 그 불씨를 김도영이 곧바로 되받았다는 사실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