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이 아틀레티코 이적 후 라리가 개막전 말라가전에서 교체 출전 13분 만에 데뷔골이자 결승골을 넣고 경기 최우수선수에 올랐다. 그리즈만이 떠난 2선 공격 자리에서 첫 경기부터 결과를 냈다는 점에서 적응 속도가 눈에 띈다. 8월 30일 세비야 원정에서 선발 출전 시간과 득점 흐름을 이어가는지가 안착 여부를 가를 관전 포인트다.

이강인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첫 라리가 경기는 교체로 시작됐다. 8월 19일 홈 말라가전, 후반에 그라운드를 밟은 그는 약 13분 만에 선제 결승골을 넣었다. 다비드 한츠코의 롱패스를 오른쪽에서 받아 중앙으로 접고 들어오며 감아찬 슈팅이었다. 팀은 2-0으로 이겼고, 이강인은 이 경기 최우수선수(MOM)로 뽑혔다.
이 골은 아틀레티코의 시즌 첫 득점이기도 했다. 새 등번호 7번을 달고 나선 데뷔전에서 곧바로 팀의 문을 연 셈이다. 여름에 앙투안 그리즈만이 미국 메이저리그사커 올랜도 시티로 떠나며 비운 자리를, 이강인이 첫 경기부터 결과로 채웠다.
교체로 들어가 짧은 시간에 득점하는 장면 자체가 적응 속도의 신호다. 새 리그, 새 동료와의 호흡이라는 변수가 겹치는 데뷔전에서 결승골을 뽑아냈기 때문이다. 팀의 시즌 1호골을 자신이 만들었다는 점도 초반부터 경기 흐름에 올라탔다는 뜻으로 읽을 수 있다.
나흘 뒤인 8월 23일 비야레알 원정에서는 처음으로 선발 명단에 올랐다. 67분을 소화했고 경기는 2-2로 끝났다. 득점은 없었지만, 교체 조커가 아니라 선발 자원으로 시험받기 시작했다는 점이 두 번째 경기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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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이 골을 넣은 위치를 보면 이 흐름이 어디서 나왔는지 읽힌다. 아틀레티코는 4-2-3-1을 기본으로 쓰고, 이강인은 그 안에서 공격형 미드필더 또는 최전방 아래에서 뛰는 세컨드 스트라이커로 배치된다. 측면에 고정된 윙어가 아니라, 중앙과 오른쪽을 오가며 마무리와 연결을 함께 맡는 자리다.
말라가전 골이 오른쪽에서 안쪽으로 파고들며 나온 것도 이 역할과 맞닿아 있다. 그리즈만이 오래 소화했던, 골과 도움 사이를 오가는 2선 공격수 위치를 이강인이 이어받은 형태다. 교체 출전에서 곧바로 득점이, 선발 출전에서 67분 소화가 나온 것은 감독이 이 자리를 그에게 맡기려 한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그리즈만은 오랜 기간 아틀레티코 공격의 연결 고리였다. 그 무게를 이적생이 곧장 대신하기는 쉽지 않다. 그런 만큼 두 경기의 표본은 아직 작다. 선발로 얼마나 오래, 얼마나 자주 나서는지가 확인돼야 '적응했다'고 말할 수 있는 단계다.
다음 경기는 8월 30일 세비야 원정이다(한국시각 오전 4시 30분). 세 가지를 보면 적응 속도를 가늠할 수 있다.
첫째, 선발로 나서 얼마나 오래 뛰는가다. 비야레알전 67분보다 출전 시간이 늘어난다면 감독의 신뢰가 굳어지는 신호다. 둘째, 골이나 도움 같은 공격 포인트를 이어가는가다. 개막전 득점이 반짝 활약인지, 흐름인지가 여기서 갈린다. 셋째, 상대가 세비야라는 점이다. 이강인은 발렌시아와 마요르카 시절 세비야를 상대로 1무 4패에 그쳤다. 약점으로 남아 있던 상대를 새 팀에서 어떻게 상대하느냐가 볼거리다.
정리하면 이강인은 아틀레티코에서 두 경기 만에 골 하나와 선발 데뷔라는 두 장의 카드를 확보했다. 세비야전은 그 카드가 초반의 운인지 자리 잡은 실력인지 구분해줄 첫 시험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