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3일 고척에서 KIA는 8회까지 7-2로 앞서다 9회말 김재현에게 끝내기 만루홈런을 맞고 7-8로 졌다. 마무리로 전향한 이의리의 첫 블론세이브였고, 김재현을 상대로 던진 직구 일변도 승부가 화근이었다. 5연승으로 잡은 3위 자리가 걸린 만큼, 남은 일정에서 4위와의 승차가 어떻게 움직이는지가 관전 포인트다.
8월 23일 고척스카이돔. KIA는 8회까지 키움에 7-2로 앞섰다. 김도영의 홈런이 나왔고 선발 네일이 경기를 끌고 갔다. 다 잡은 경기였다.
무너진 건 9회말이었다. 마무리 이태양이 연속 안타로 만루 위기를 자초했고, 좌완 이의리가 급히 마운드에 올랐다. 그리고 키움 김재현에게 끝내기 만루홈런을 얻어맞았다. 최종 스코어 7-8, 역전패였다. 머니투데이 현장 리뷰는 이 경기를 "다 잡은 3위 수성을 놓친 대역전 드라마"로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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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적 장면은 김재현과의 승부였다. 세계일보에 따르면 이의리는 김재현에게 직구만 7개를 연달아 던졌다. 구속은 154~157km, 결정구도 155km짜리 몸쪽 높은 직구였다.
김재현은 5구와 6구를 파울로 끈질기게 걷어냈고, 7구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겼다. 빠른 공에 대한 자신감이 오히려 패턴을 읽히게 한 승부였다. 마무리가 카운트를 잡으러 던진 공이 아니라, 상대가 노리고 기다린 공이었다는 뜻이다.
이의리의 올해는 변신의 연속이었다. 제구 난조로 일본 유학을 다녀온 뒤 직구 비중을 높이고 볼넷을 줄이면서 필승조를 거쳐 마무리까지 올라섰다. 이날 전까지 세이브 기회 4번을 모두 지켰다.
그래서 이 블론세이브는 단순한 한 경기 이상의 신호다. 직구로 윽박지르는 방식이 통하던 흐름에서, 정면 승부의 대가를 처음 치른 날이기 때문이다. 마무리 전향 초기에 흔히 나오는 성장통인지, 구종 단조로움이라는 구조적 약점인지는 다음 몇 경기가 답한다. 지금 단정할 근거는 없다.
KIA는 직전까지 5연승을 달리며 LG를 4위로 밀어내고 3위로 올라선 상태였다(8월 21일 기준 59승 2무 48패). 위로 KT·삼성 선두권과는 거리가 있고, 실질적인 싸움은 LG와의 3~4위 경쟁이다.
한 경기 패배가 순위를 곧바로 뒤집지는 않는다. 문제는 이런 다 잡은 경기를 놓치는 방식이다. 접전 시즌에서 블론세이브 한두 번은 승차 한두 경기로 직결된다.
앞으로 확인할 기준은 두 가지다. 첫째, 4위와의 승차가 유지되는가 아니면 좁혀지는가. 둘째, 이의리가 다음 등판에서 직구 외 구종으로 카운트를 잡아내는가. 마무리가 흔들리면 5연승으로 벌어둔 여유는 생각보다 빨리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