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이 8월 22일 고척에서 복귀한 안우진의 7이닝 무실점 호투를 앞세워 KIA를 3-1로 꺾고 5연패를 끊었다. KIA의 7연승까지 저지한 이 승리는 마운드가 통째로 흔들렸던 리빌딩 시즌에서 에이스가 다시 팀을 지탱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다. 남은 시즌은 안우진과 젊은 선발진의 안착, 그리고 최하위 탈출 경쟁을 지켜볼 대목이다.
키움이 8월 2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KIA를 3-1로 눌렀다. 이 승리로 다섯 경기째 이어지던 연패를 끊었고, 동시에 7연승으로 상위권을 굳히던 KIA의 상승세도 여기서 멈춰 세웠다. 최하위권 팀이 선두 경쟁 팀의 발목을 잡은 셈이다.
경기를 지배한 쪽은 마운드였다. 선발 안우진이 7이닝 4피안타 1사사구 6탈삼진 무실점으로 KIA 타선을 묶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58㎞까지 찍혔다. 60승 고지를 밟은 상위권 타선을 상대로 실점 없이 7이닝을 끌고 간 것은 구속과 제구가 모두 살아 있었다는 뜻이다.
타선에서는 리드오프 서건창이 3타수 2안타 2타점 1볼넷으로 득점을 직접 만들어냈다. 테이블세터가 출루하고 타점까지 책임지며 3점을 뽑았고, 안우진이 그 리드를 끝까지 지켰다.
점수는 3점에 그쳤지만 내용은 압도적이었다. 선발이 무실점으로 7이닝을 버텨준 경기는 올 시즌 키움에 흔치 않았고, 상대가 7연승을 달리던 팀이었다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Photo by Malia Moore on Unsplash
이 승리로 키움은 41승 2무 72패가 됐다. 리그 최하위권에 자리한 성적이고, 60승 2무 49패의 KIA와는 격차가 크다. 한 경기로 순위가 바뀌는 상황은 아니다.
그래서 이날 경기는 순위표보다 흐름으로 읽는 편이 맞다. 키움은 직전 시즌 구단 최악의 성적을 낸 뒤 리빌딩에 들어갔고, 그 과정에서 하영민과 주승우가 부상과 입대로 빠졌으며 주축 타자 송성문마저 포스팅으로 떠났다. 마운드와 중심 타선이 함께 흔들린 시즌이었다.
그런 팀에서 복귀한 에이스가 7이닝 무실점을 던졌다는 사실이 이 경기의 진짜 의미다. 앞선 8월 15일 KT전에서도 하영민이 5승째를 챙기고 박찬혁이 3타점, 임병욱이 시즌 10호 홈런을 치며 10-5 승리를 만들었다. 후반기 들어 살아난 타선과 돌아온 투수들이 조금씩 맞물리는 장면이 이어지고 있다.
리빌딩 팀의 관전 포인트는 순위가 아니라 성장의 증거다. 세 가지를 보면 된다.
첫째는 선발진이다. 안우진이 이 페이스로 이닝을 소화하는지, 하영민을 비롯한 젊은 투수들이 로테이션을 지켜내는지가 다음 시즌 전력의 밑그림이 된다.
둘째는 최하위 탈출 경쟁이다. 순위표 맨 아래에서 한 계단이라도 올라서느냐는, 성적 자체보다 팀 분위기와 신인급 선수들이 쌓는 경험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셋째는 약한 상대에 대한 반등이다. 키움은 올 시즌 롯데에 2승 8패로 유독 밀렸다. 남은 맞대결에서 이 흐름을 뒤집는다면 리빌딩이 단순한 인내가 아니라 실제 반등 국면에 들어섰다는 신호로 읽을 수 있다.
물론 한 경기의 호투가 곧 반등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선발이 5회를 못 넘기고 무너지는 날이 반복되면 이런 승리는 다시 드물어진다. 그래서 관건은 안우진의 다음 등판, 그리고 젊은 투수들이 같은 안정감을 보여주느냐다.
당장 가을야구를 기대할 성적은 아니다. 다만 마운드가 통째로 흔들렸던 팀에서 복귀한 에이스가 상위권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는 점에서, 이번 승리는 순위표의 숫자보다 오래 남을 한 경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