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영이 9월 8일 삼성전에서 시즌 40호 홈런을 치며 KIA 국내 선수로는 처음, 국내 선수 전체로는 2018년 이후 8년 만에 40홈런에 올랐다. 이승엽의 최연소 기록에는 닿지 못했지만 시즌 내내 따라온 부담을 덜어낸 뒤 나온 기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남은 16경기 안팎에서 홈런왕 경쟁과 추가 홈런 페이스, 통산 100홈런 도달 여부를 지켜볼 만하다.

김도영이 9월 8일 대구 삼성전에서 시즌 40호 홈런을 솔로포로 터뜨렸다. 숫자 40 자체보다 그 앞에 붙는 수식어가 이 홈런의 무게를 말해준다. KIA 타이거즈에서 국내 선수가 한 시즌 40홈런을 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구단 역사에서 40홈런 타자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1999년 트레이시 샌더스가 40개를 쳤지만 외국인 타자였다. 프랜차이즈 44년 만에 나온 토종 40홈런이라는 점에서, 팬들이 오래 기다린 기록이 맞다.
리그 전체로 넓혀도 흔치 않다. 국내 선수가 40홈런을 넘긴 것은 2018년 김재환(44), 박병호(42), 한유섬(41) 이후 8년 만이다. 그 사이 외국인 거포들은 있었지만 국내 타자는 이 고지에 오르지 못했다. 한 시즌에 세 명이 동시에 넘겼던 그해와 비교하면, 최근 몇 년간 국내 40홈런이 얼마나 귀해졌는지가 드러난다. 이번 기록이 반가운 이유다.

Steve DiMatteo
아쉬움이 없지는 않다. 김도영은 KBO 최연소 40홈런 기록에는 닿지 못했다. 이 기록은 1999년 이승엽이 22세 8개월 17일에 세웠는데, 김도영은 이보다 늦은 22세 11개월 7일에 40호를 채웠다. 최연소 타이틀은 다음 세대의 몫으로 남았다.
다만 최연소 기록이 무산됐다는 사실이 이번 40홈런의 가치를 깎지는 않는다. 오히려 시즌 내내 따라붙던 '최연소' 부담을 내려놓은 뒤 곧바로 40호가 나왔다는 점이 눈에 띈다. 나이와 무관하게, 국내 선수가 40홈런을 친다는 것 자체가 8년에 한 번 볼까 말까 한 장면이다.
차이도 크지 않았다. 이승엽의 기록과 김도영 사이는 약 석 달 정도다. 뒤집어 보면 김도영은 여전히 20대 초반이고, 이미 통산 95홈런을 쌓았다. 최연소라는 한 줄을 놓쳤을 뿐, 앞으로 여러 기록에 다시 도전할 시간이 남아 있다는 뜻이다.
이제 관심은 잔여 경기다. KIA에는 23경기가 남았지만, 아시안게임 기간을 빼면 김도영이 실제로 뛸 수 있는 경기는 16경기 안팎으로 줄어든다. 대표팀 차출로 개인 기록 경신에 쓸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드는 셈이라, 홈런을 더 쌓을 여유가 넉넉하지는 않다.
지켜볼 지점은 세 갈래다. 첫째는 홈런왕 경쟁이다. 김도영은 40홈런으로 선두이고, 2위 오스틴(LG)이 36홈런으로 4개 차다. 남은 경기에서 이 격차가 유지되는지가 관전 포인트다. 둘째는 개인 홈런 숫자를 어디까지 늘리느냐다. 40홈런 이후의 페이스가 곧 최종 기록을 결정한다.
셋째는 통산 기록이다. 김도영의 통산 홈런은 95개로, 100홈런까지 5개가 남았다. 산술적으로는 올 시즌 안에 닿을 수 있는 거리지만, 결장 경기를 감안하면 장담하기 어렵다. 몰아치기가 나오면 가능하고, 그렇지 않으면 내년으로 넘어갈 수 있다. 통산 100홈런은 굳이 올해가 아니어도 되는 기록인 만큼, 남은 16경기의 홈런 페이스와 홈런왕 확정 여부를 함께 보는 편이 이 시즌을 즐기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