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K리그 경기 중 주심이 지소연을 두고 생리를 뜻하는 은어 '걸스데이'를 썼다는 사실을 대한축구협회 심판팀이 시인했다. 발언이 있었다는 점은 정리됐지만, 그 말이 지소연을 특정한 것인지와 어떤 징계로 이어질지는 아직 조사 단계다. 구단이 정식 진상조사를 요청한 만큼 앞으로 나올 심판·평가관 보고서와 연맹의 판단을 지켜봐야 한다.
논란은 2026년 8월 28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FC 위민과 서울시청의 WK리그 정규리그 경기에서 시작됐다. 전반 30분 무렵, 판정에 항의하던 지소연(35)에게 배선영 주심이 경고를 줬다.
문제가 된 건 그 직후다. 지소연은 배 주심이 다른 심판진과 무선 교신을 하는 과정에서 자신을 두고 "얘가 초반부터 예민하다, 생리하나 봐"라는 취지로 말하는 것을 가까이서 들었다고 밝혔다. 이 경고는 경고 누적으로 이어져 지소연은 다음 경기에 나설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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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소연은 "선생님, 뭐라고 하셨느냐"며 강하게 항의했다. 그가 언론을 통해 전한 요지는 분명했다. "정말 해서는 안 될 말"이라는 것이다.
심판측 설명은 시간이 지나며 달라졌다. 처음에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했다가, 항의가 거세지자 심판진끼리 나눈 이야기였다고 입장을 바꿨다. '생리'라는 단어를 직접 쓰지는 않았고, 대신 생리를 뜻하는 은어 '걸스데이'를 썼다는 것이다.
대한축구협회 심판팀은 8월 30일 JTBC 보도 등을 통해 '걸스데이'라는 표현을 사용했고 그 말이 생리를 뜻하는 취지로 쓰였다는 점을 최종적으로 시인했다. 다만 그것이 지소연을 특정한 발언은 아니라는 입장은 유지했다. 여기에 더해, 물병을 던진 행위에 레드카드를 꺼내 대치했다는 점도 별도로 도마에 올랐다.
정리하면 쟁점은 세 갈래다. 발언이 있었다는 사실은 협회가 인정했으니 다툼이 끝났다. 남은 건 그 말이 지소연을 겨냥한 것인지, 그리고 이 사안이 어떤 징계로 이어질지다.
경기장 안 심판의 발언이 밖으로 문제가 되는 구조는 낯설지 않다. 판정 항의 과정에서 나온 감정적 언사가 뒤늦게 알려지고, 당사자와 소속팀이 공식 문제 제기를 하면 협회나 연맹의 조사 절차로 넘어가는 흐름이다.
이번 사안이 앞선 판정 시비와 다른 지점은, 발언의 성격이다. 경기 운영에 대한 판단 차이가 아니라 성별을 근거로 선수의 상태를 조롱하는 표현이었다는 점에서 협회 스스로 부적절함을 인정했다. 그만큼 '판정이 맞았느냐'가 아니라 '언행이 선을 넘었느냐'가 논의의 중심이 됐다.
수원FC 위민은 지소연과 박길영 감독, 통역, 현장 담당자의 진술 서류를 취합해 이를 명백한 성희롱이자 모욕 행위로 판단하고, 대한축구협회와 한국여자축구연맹에 정식 진상조사를 요청했다.
연맹의 절차는 대체로 이렇게 진행된다. 먼저 현장 경기감독관의 파악을 토대로 24시간 안에 1차 보고서를 작성한다. 이어 평가관 보고서와 심판 보고서를 대한축구협회에 요청해 당시 교신과 정황을 대조하고, 다음 주 초 이 보고서들을 열람해 사실관계를 확정하는 순서다. 징계 여부와 수위는 이 사실관계 확정 이후에 판단된다.
그래서 지금 확인할 지점은 두 가지로 좁혀진다. 하나는 심판·평가관 보고서에 무선 교신 내용이 어떻게 기록됐는지, 다른 하나는 연맹과 협회가 이를 '특정 발언'으로 볼지 여부다. 이 두 가지가 정해져야 징계 논의가 실제로 시작된다.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발언이 있었다는 사실만 확정된 상태이며, 처분 수위를 지금 단정하기는 이르다.